국회 저출산 극복 포럼(공동대표 양승조, 윤소하)에서는 파비앙 페논(Fabien PENONE) 프랑스 대사를 초청해 ‘프랑스 출산율의 해결책은? - 출산 친화적 정책과 포괄적 양육정책’(Quelles sont les clés de la natalité française? Une politiques familiale favorable et une politique globale d'accueil de la jeune enfance)이라는 제목의 특강을 지난 4일 개최했다.
특강에서 파비앙 페논 대사는 우선적 각 나라가 가진 고유한 특성과 사회학 그리고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서 인구문제처럼 민감한 문제를 다룰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페논 대사는 여성들에게 가정과 직장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는 점이 프랑스의 높은 출산율의 배경이라고 지적하며, “프랑스에서 여성들은 결혼을 하거나 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 결혼이라는 형식보다 가족을 갖는 일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출산율과 결혼율이 별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여성들은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의 가족정책은 크게 세 가지 형태인데 세금혜택, 각종 수당, 보육시설 등이다. 세금의 경우 가족 수에 따라 부과하는데 자녀수가 많을수록 세금을 적게 낸다. 수당은 종류가 많은데 자녀 수, 소득, 장애 또는 질병 여부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보육시설의 경우 공동 보육시설, 시립보육시설 이외에도 자기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보육사, 아이의 집에 와서 돌보는 보육사 등도 있다. 초등학교도 하루 종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또 “가족정책 이외의 지원정책도 중요한데 노동시장정책, 양성평등정책, 교육정책, 주거 정책 등이 이에 해당한다. 노동시장정책은 산전·산후 휴가, 부성휴가, 부모 모두가 신청 가능한 육아휴직 등 휴가의 권리를 보장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한다. 임산부 직원의 경우 노동법에 ‘보호받는 봉급 생활자’라고 명시되어 있다”며 “임산부가 위험에 처할 상황을 금지하고, 임신 상태를 위험에 처하게 할 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임신과 출산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임산부의 직장 복귀 권리를 보장하며, 출산 전과 동일한 임금을 보장하는 것이 노동법에 명시되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페논 대사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 전체가 받아들이는 인식”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쉽지 않지만 이를 균형 있게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하며, 프랑스는 가족정책 수립에 사회 모든 주체의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점이 바로 프랑스 정책 성공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형사적·민사적 제재를 강화하는 등 노력해 왔다며, 양성평등정책은 여성이 자신이 살고자 하는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게 출산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서 포럼 공동대표인 윤소하 의원(정의당)은 인사말을 통해 “프랑스는 저출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나라이다. 프랑스는 출산 장려예산으로 GDP의 3~4%를 투입하면서 1990년 1.6명에서 지난해 2.08명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번 특강을 통해 대한민국의 저출산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라고 행사 개최 취지를 밝혔다.
특강에는 양승조·윤소하·김정우·박병석·김종민·남인순·진선미·김승희·정춘숙·김상희·박성중·윤종필·최도자·송옥주 의원을 비롯해 조찬휘 약사회장, 김옥수 간호협회장, 추무진 의사협회장, 김필건 한의사협회장, 최남섭 치과의사협회장, 손숙미 인구보건복지협회장, 배종우 교수(경희의대 소아청소년과)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향후 국회 안에서 ‘저출산 극복’에 대한 정책 과제를 연구하고,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 한국-프랑스 양국 간의 지속적 교류 및 상호협력도 다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