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복지부 통폐합 권고, 1년 새 지자체 복지예산 761억원 ‘증발’

기사승인 2016-09-30 09: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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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의원, 예산 95만원 장애인 지원사업까지 허락 맡으라고 압박 지적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2016년 보건복지부의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의 결과, 불과 1년 새 지자체 복지예산 761억원이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성북을)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지자체별 정비 계획안을 분석한 결과, 지방자치단체는 유사․중복 복지사업을 정비하라는 보건복지부의 권고에 따라 총 917개 복지사업을 정비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 해당 사업들의 총 예산은 1356억원으로 전년 2117억원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2015년부터 지자체 복지사업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의 복지사업과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을 선정해 이를 지자체에 통보하고, 정비를 권고하는 것이다.

노인, 저소득층 분야의 복지예산이 크게 감소했다. 노인 관련 예산은 작년 553억9800만원에서 53% 줄어든 260억8400만원이었다. 저소득층 분야도 997억6300만원에서 올해 705억7400만원으로 291억8900만원 줄어들었다.

지자체별로는 인천시가 가장 많은 예산을 깎았다. 인천시는 2015년 총 243억3100만원이었던 사업 예산을 이듬해 44억2700만원으로 책정했다. 82%가량 예산을 줄인 것이다.

기 의원은 “인천의 경우,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24시간 활동보조 사업이 축소되면서 거동이 불편한 최중증 장애인들이 홀로 방치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사업시행 초기부터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복지부는 정비사업을 위해 지난해 4~7월 ‘지방자치단체-중앙정부 복지사업의 유사·중복 실태 분석 및 조정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보고서는 “4개월간의 연구용역은 시작일 뿐이며, 정비를 위해서는 심도 있는 준비와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복지부는 연구용역이 끝나자마자 정비 사업에 돌입했고, 지자체 통보 한 달 안에 정비 계획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권고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8월 국무총리실 산하 사회보장위원회가 마련한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 등의 문건을 보면 ‘복지부, 행자부 등에서 시행하는 지자체 평가에 사회보장사업 정비실적 반영’, ‘기초연금 관련 국가부담금 감액 조치’, ‘실적 부진 지자체는 복지사업 신설·변경 협의시 불이익’ 등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지자체가 복지사업을 신설·변경할 때 복지부와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사회보장제도 협의·조정 사업’도 강화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6일 서울시에 장관 명의의 공문을 통해 “신설 또는 예산이 늘어난 123개 사업에 대해 예산변경 사유, 대상자 선정기준, 지원내역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토대로 협의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 판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상당수의 사업이 저예산, 생활밀착형, 긴급구호 성격이었다. 식기 등을 지원하는 장애인보조기구교부사업(예산 95만원), 가정폭력 피해여성 주거지원사업(예산 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0만원 증액), 노숙인 임시주거지원사업(6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00만원 증액) 등이 대표적이다.

기 의원은 “박근혜 정부 들어 지자체의 자율성을 보장하기는커녕 모든 것을 쥐고 흔들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민의 편의와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을 존중해 지자체의 복지자치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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