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고개 들지도 않더니…정유라 얘기엔 또박또박 “그게 왜 부정입학이냐”

기사승인 2016-12-26 18: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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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고개 들지도 않더니…정유라 얘기엔 또박또박 “그게 왜 부정입학이냐”[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2시간30분여간 비공개 신문을 진행했다.

신문을 진행한 8명의 국조특위 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최씨가 ‘뉘우침 없이 안하무인격 태도를 보였다’고 규탄했다.

이날 오후 1시 김성태 위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장제원, 하태경, 황영철, 민주당 김한정, 박영선, 손혜원, 그리고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최씨가 있는 수감동을 방문해 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국조특위와 촬영을 불허한 법무부 간에 갈등이 발생해 청문회가 지연되다 결국 비공개로 진행됐다.

현장 청문회를 실시한 위원들의 보고에 따르면 최씨는 자신에 제기된 혐의에 대부분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최씨는 먼저 더블루K 사무실 책상에서 발견된 태블릿PC에 대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최씨는 “태블릿PC는 2012년에 처음 봤다”면서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모르는 인물이라고 잡아뗐다.

또 최씨는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최씨는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씨나 안종범 청와대 전 정책조정수석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문제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부인해 신문하던 위원들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그렇게 머리 숙여 고개를 들지도 않고 모른다고 일관하던 최씨가 정씨의 이대 부정입학 문제가 나오자마자 고개를 똑바로 들고 ‘그게 왜 부정입학이냐’고 항의해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씨가 딸에 대해 ‘이대에 정당하게 들어갔다’고 똑바로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의원들은 최씨가 “아프다고 징징대며 ‘약자 코스프레’를 했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최씨가 ‘몸이 안 좋으니 가야 한다’, ‘청문회인지 몰랐다’며 옆에 있는 교도관에게 계속 짜증을 냈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최씨가 고개를 푹 숙이며 측은하게 보이는 듯 했지만 ‘약자 코스프레’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신나게 사셨지 않나, 왜 구치소에서 특혜를 받고 있나”라고 물었더니 최씨가 “신나게 살지 않았다”고 또박또박 답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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