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친절한 쿡기자] 노승일과 고영태, 왜 ‘의인’이라고 부르면 안되나

노승일과 고영태, 왜 ‘의인’이라고 부르면 안되나

정진용 기자입력 : 2017.01.11 13:18:22 | 수정 : 2017.01.11 15:09:36

사진=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가장 위대한 증인이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7차 청문회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을 향해 나온 발언입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노씨를 향해 “증인은 위증을 한 적이 없다. 이번 청문회에서 가장 위대한 증인이다”라며 “특별검사팀에서도 3일 동안 조사받았다. ‘비선실세’ 의혹을 파헤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로 증인에 대해서 제가 보낼 수 있는 최대한의 경의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노씨는 “과찬이시다”라고 답했죠.

노씨가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가운데, 그를 ‘의인’으로 칭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습니다.

청문회가 7차를 기록하는 동안, 노씨는 ‘사이다 폭로’로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일부 해소시켜줬습니다.

그는 지난달 14일 열린 3차 청문회에서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최순실(61)씨가 “분리를 안 시키면 다 죽어”라며 증언 조작을 지시하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22일에 열린 5차 청문회에서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위증 교사 의혹을 폭로했습니다.

또 같은 날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법적 조력자가 김기동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이 김기동은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소개해줬다’고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차 전 단장을 모른다는 우 전 수석의 증언을 완전히 뒤집은 것입니다.

특히 노씨는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이 “최씨 노트북에서 문서를 카피했다고 하는 데, 동의를 안 받고 그러면 됩니까”라고 지적하자 “처벌받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 화제가 됐습니다.

‘청문회 스타’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고씨는 지난달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선 “옷 100벌과 가방 30~40개를 최씨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전했고 대금은 최씨가 자기 돈으로 계산했다”라며 박 대통령의 뇌물죄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날 고씨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 대해서도 “김 전 차관은 최씨의 수행비서 같았다”는 솔직한 발언을 했죠. 그는 지난해 10월19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최씨가 연설문 고치는 걸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 ‘국정농단’ 폭로의 불씨를 당긴 인물이기도 합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노씨와 고씨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다른 증인들과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이들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의인”이라며 “신변 보호를 꼭 해줘야 한다”고 호응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들도 최씨와 공범’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례로 지난달 23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씨와 노씨를 만난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손 의원은 “‘의인들을 보호하라!’는 메시지가 1000개도 넘게 제게 왔다. 박근혜 정부의 판도라 상자를 연 분”이라면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논의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죠.

네티즌들은 “이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준다고 과연 ‘의인’인가. 최씨가 돈만 제대로 챙겨줬으면 더 충성했을 것 같다” “진실을 말하는 용기는 인정하지만, 너무 미화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또 일부는 이들이 최씨로부터 등을 돌리고 폭로를 하게 된 동기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씨와 노씨를 ‘의인’으로 볼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이들도, 공통으로 동의하는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박 대통령과 최씨 등 최고권력을 상대로 내부 비리를 폭로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들의 폭로가 없었다면 ‘국정농단’이 영원히 묻힐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내부 고발자가 더 나오기 힘들어질지도 모릅니다. 

고씨와 노씨를 ‘구국 영웅’으로 까지 칭하는 것은 부풀려진 평가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열광은 대통령, 장관, 비서실장 등 고위공무원들의 잘못을 부인하는 뻔뻔한 태도에 국민이 느끼는 분노와 배신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까요. 국정농단의 진실 앞에서 이들에 대한 ‘의인 논란’은 부차적인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은 여전히 진실을 얘기할 제2의 노씨 또는 고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jjy4791@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