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반기문, 세월호 유가족에 “정부 믿으라”…박순자 의원 “손잡고 가” 연출논란도

기사승인 2017-01-18 11: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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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정진용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행보에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반 전 사무총장은 1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뒤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10여 분 간 미수습자 가족을 만났다. 

반 전 사무총장은 1000여 일이 넘게 시신을 찾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제가 브리핑받길, 정부는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인양을 위한 업체도 결정됐는데, 여러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은 (우리가) 아무래도 이해해야 할 것 같고, 정부가 이양하겠다는 방침이 분명하고 예산까지 배정된 상황”이라면서 “정부를 믿으셔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정부가 약속한 인양 완료 일은 지난해 7월에서 올해 6월 말로 7번이 미뤄진 상황이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날 사전에 연락조차 없이 팽목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사무총장을 현장에서 안내한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안산 단원구을)의 행동도 지탄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반 전 사무총장이 팽목항에 머무른 1시간 동안 동행하며 ‘팽목항 해설사’를 자처했다. 그러나 그는 미수습자 가족을 소개하며 이름을 잘못 말해 빈축을 샀다. 박 의원은 단원고 조은화양의 아버지 조남성(54)씨와 권혁규군의 삼촌 권오복(62)씨를 재차 허다윤양의 아버지 허흥환(53)씨로 혼동했다.

이후 방파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박 의원은 미수습자 가족에게 “이럴 때 반 사무총장님 손 좀 잡아” “손잡고 가”라며 억지로 반 전 사무총장과 손을 잡게 했다. 또 박 의원은 “다윤이 엄마 이쪽” 이라며 지시를 하는가 하면 방파제에 이르러 미수습자 가족이 보이지 않자 “은화 엄마 어딨어”라며 카메라에 잡히는 구도를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은 “유가족을 들러리로 만들어버렸다” “유가족을 억지로 손잡게 하는 것이 보기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현장에 있던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는 “박 의원, 어디서 은화 엄마랑 다윤 엄마한테 오라 가라 하나”면서 “팽목항에 지난 2014년, 보름 전, 이날 딱 3번 얼굴 보이고선 그동안 신경 쓴 것처럼 얘기하는 그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지역구가 안산으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는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며 “반 전 사무총장에게 미수습자 가족이 하소연할 기회를 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팽목항에서는 반 전 사무총장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다. ‘박근혜 정권 퇴진 진도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 회원 15명은 ‘4.16 세월호 모르쇠, 5.16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앞 쪼르르’ ‘쇼 그만하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지난 2014년 참사 직후 미국 뉴욕 분향소를 한 차례 찾은 이후로 세월호에 대한 언급이나 행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

반 전 사무총장은 “사무총장 재임 시절에는 왜 팽목항에 오시지 않으셨나”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당황한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예정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생략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SNS에 “팽목항은 대권용 쇼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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