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바람에 움직인 국내 게임업계…콘텐츠냐 캐릭터냐

기사승인 2017-02-03 23: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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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고’ 바람에 움직인 국내 게임업계…콘텐츠냐 캐릭터냐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나이엔틱의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고(포케몬고)’가 국내 정식 상륙 이후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잰걸음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공식 출시된 포켓몬고 이용자 수는 5일 만에 약 6984000(와이즈앱 추정)에 달했다. 해외 시장에 비해 7개월가량 출시가 늦었음에도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에 이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출시 첫날 이용자 수만 290만명 이상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기록 95만명의 3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포켓몬고는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이용해 사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실제 자신의 위치 기반으로 포케몬을 수집하는 게임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출시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포켓몬고와 관련된 각종 사고해프닝 보도가 이어졌을 정도로 파급력이 강했다. LBSAR의 결합으로 사용자 몰입도가 높은 데다, 20여년 동안 인지도를 쌓아온 원작 애니메이션 포케몬IP(지적재산권)가 성공 포인트로 꼽힌다.

비슷해도 다르다엠게임·한빛의 도전

포켓몬고의 인기에 이미 국내 게임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에 대응한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엠게임과 한빛소프트가 대표적이며 ARLBS 요소를 접목한 각사의 고유 게임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해 하반기 2차례의 CBT(비공개테스트)를 거쳐 다음달 출시 예정인 엠게임의 캐치몬230여종의 소환수를 수집하고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포켓몬고와 유사하지만 사용자간 멀티플레이를 지원한다는 점이 다르다. 위치기반 거점을 점령해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근처 사용자들과 전투를 벌이거나 협력해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

이 외에 수집한 소환수 카드로 진영을 짜서 전투를 펼치는 전략 요소와 보드게임 형태로 주사위를 이용해 토지를 점령, 많은 재산을 획득하는 모드도 지원한다. 포켓몬고가 아직 준비된 몬스터와 대전하는 체육관기능 정도만 지원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한빛소프트가 개발 중인 소울캐쳐 AR’은 위치기반 수집형 RPG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250여명의 영웅 캐릭터를 영입하는 형태다. 클레오파트라, 이순신, 잔다르크 등 역사적 영웅들이 등장하며 각 인물과 관련 있는 400여곳의 지역 명소에서 해당 인물의 스페셜 영웅을 수집할 수 있다. 캐치몬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간 협력과 대전 등으로 차별화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폭발적이었던 포켓몬고의 인기가 예상보다 빨리 식은 주된 이유로 추가 콘텐츠 부족이 꼽혔다는 점을 감안하면 엠게임과 한빛소프트의 전략은 의미가 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지도 뿐 아니라 친숙하면서도 방대한 캐릭터 볼륨의 포켓몬고 IP와 정면으로 경쟁할 국산 게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포켓몬고의 성공 요인 중 일부를 차용해 게임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뽀로로까지 국산 IP 게임화 러시상업성 편중 경계해야

포켓몬고의 IP 경쟁력에 집중해 여러 국산 캐릭터들도 AR 게임 속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어린이들에게 완구와 애니메이션으로 인기가 높은 뽀로로’, ‘또봇’, ‘터닝메카드등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영실업의 또봇 IP를 활용한 또봇AR'을 준비 중이며 소셜네트워크의 뽀로로고‘, 일점사인터랙티브의 터닝메카드고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들 게임의 소재가 어린이층 중심의 IP인 만큼 상대적으로 넓은 연령대의 인지도를 보유한 포켓몬고와 달리 주 사용자층의 구매력을 수익모델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켓몬고가 큰 성공을 거뒀다고 가용할 수 있는 캐릭터를 단지 AR과 접목해 게임화 하는 것은 단순한 아류작양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특히 거의 전적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소재 게임은 자식을 둔 부모의 주머니를 노리는 이른바 등골 브레이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등골 브레이커는 자식이 부모로 하여금 적잖은 돈을 쓰게 한다는 의미로 등골을 뺀다는 표현을 빗댄 신조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포케몬과 같은 일본 IP들이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은 원작의 인기에 편승한 것 뿐 아니라 오랜 기간 다양한 후속 작품과 양질의 게임 등으로 재가공 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라며 단기적 상업성만을 노린 마구잡이식 재가공으로는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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