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출석 최순실 공판, 방청객 “나라 말아먹고 돈이 그렇게 좋냐” 난동

기사승인 2017-02-06 1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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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출석 최순실 공판, 방청객 “나라 말아먹고 돈이 그렇게 좋냐” 난동[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유재경 주한 미얀마대사와 함께 만났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정책수석비서관 등의 9차 공판에 출석해 검찰 측이 “지난해 4월 최씨, 인호섭 미얀마 상무부 무역관장과 함께 강남구 역삼동 식당을 찾아 이상화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유 대사를 만났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고씨는 “최씨가 지난해 3월 본인 건물 1층에 카페 사업을 하고 싶다며 커피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을 소개시켜달라고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인 관장을 소개시켜줬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최씨가 인 관장에 대해 미얀마에 대한 정보를 많이 듣고 ‘미안마 K타운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았다”면서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그레망 보냈다’는 얘기를 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 측이 “아그레망은 상대국에 대사를 보내기 전 사전 동의를 얻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하자 고씨는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나중에 인 관장에게 물어보고 알게됐다”고 말했다.

고씨는 검찰 측의 “유 대사가 최씨가 추천해서 임명됐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도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유 대사는 지난달 31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에 임명됐다”고 시인했다.

최씨가 미얀마 K타운 사업에 관심을 가진 이유에 대해선 고씨는 “수익구조를 눈여겨봤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최씨는 정부가 7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미안먀 K타운 프로젝트’와 관련, 특정 업체를 대행사로 선정해주는 대가로 이득을 챙기려 한 정황이 드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고씨와 그의 친구인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이 함께 허위로 증거를 조작해 자신을 엮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고씨는 “내가 더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안 전 수석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움직여서 대기업으로부터 300억원을 내도록 하고 독일 비덱에 200억원 지원 요청을 했다는 말인가”라며 “도대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고 씨는 검찰이 “증인은 그런 힘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말에 “절대 그럴 힘 없다”고 선 그었다.

최씨가 지난달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에 출석해 “고씨로부터 게이트를 폭로한다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고씨는 “그런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씨 측 변호인은 고씨와 노승일 전 K스포츠 부장이 동석해 검찰 조사를 수차례 받은 점을 근거로 둘이 증언을 ‘짜 맞추기’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고씨가 애초부터 최씨를 음해할 목적으로 자신과 친한 노 전 부장과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을 최씨에게 소개한 것이 아니냐며 고씨를 추궁했다.

이에 한 방청객이 소리 높여 최씨 측 변호인을 비난해 재판이 잠깐 중단되기도 했다. 맨 앞줄에 앉아 있던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한 여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라를 말아먹은 여자를 비호하고 있다. 돈이 그렇게 좋으냐”라면서 “증인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당구 치듯이 몰면서 최씨를 변호한다. 너무 화가 난다”고 고성을 질러 결국 퇴정 조치됐다. 일부 방청객들은 그를 향해 박수를 치기도 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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