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자의 장바구니즈] '튀어야 산다' 식품업계의 녹색 과자 열풍 왜일까?

기사승인 2017-02-21 0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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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죠. 구기자의 장바구니즈. 오늘도 구현화 기자 나와 있습니다.

구현화 기자 ▷ 안녕하세요. 우리 소비 생활에서 꼭 필요한 장바구니처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알짜 정보만을 골라 전해드리는 장바구니즈의 구현화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도 구기자의 장바구니즈와 함께 장바구니 한 가득 채울 수 있는 유용한 정보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구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구현화 기자 ▷ 네. 오늘은 맛있는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식품업계의 컬러 마케팅인데요. 올 상반기에는 노란 바나나 열풍이 불더니, 이번엔 초록색 돌풍이 불고 있거든요. 고추냉이, 녹차, 말차 등을 넣은 녹색 과자가 뜨고 있는 건데요. 업체별로 새로운 맛과 이색 스낵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 자세히 살펴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저도 주말에 대형마트에 가서 봤어요. 녹차 맛 과자가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초코와 녹차가 과연 어울릴까 싶었는데, 직접 맛을 보니 나쁘지 않더라고요. 사실 지금까지 딸기나 바나나, 사과 등은 과자에 많이 사용했지만, 녹차는 좀 낯설잖아요. 특히 초록색이 좀 낯선데요. 구현화 기자, 어떤가요? 초록색 과자.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죠?

구현화 기자 ▷ 그렇죠. 사실 그동안 녹색은 식욕을 돋우는 붉은색이나 노란색에 비해, 과자류에 흔하게 사용되는 색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피하는 색상이었죠. 하지만 최근 새로운 맛을 접목한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녹색 과자가 하나의 트렌드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럼 어떤 녹색 과자들이 출시되어 있는지 살펴볼게요. 구기자, 어떤 과자들이 나와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먼저 빙그레의 과자를 보면요. 빙그레가 지난해 9월 출시한 꽃게랑 고추냉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꽃게랑의 친숙한 맛과 톡 쏘는 고추냉이 특유의 맛을 접목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는데요. 꽃게랑 고추냉이는 벌써 마니아 층이 생겼다고 하네요.

김민희 아나운서 ▶ 고추냉이 맛 과자라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맛일 것 같은데요. 판매도 잘 되고 있는 건가요?

구현화 기자 ▷ 네. 빙그레에 따르면 꽃게랑 고추냉이는 출시 첫 달 1만 1000박스가 팔렸고요. 이후 11월 매출은 2억 원을 돌파하며, 전달 대비 약 300% 신장했습니다. 출시 30년이 된 꽃게랑 오리지널의 월 평균 매출이 약 3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는 결과죠.

김민희 아나운서 ▶ 처음에는 호기심에 사먹은 경우도 있겠지만, 꾸준히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것일 수도 있을 텐데요. 어떻게 고추냉이 맛 과자를 내어놓게 된 걸까요?

구현화 기자 ▷ 빙그레는 꽃게랑 신제품 개발을 위해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성인들의 취식 빈도가 높고 맥주 안주로 자주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성인을 대상으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맛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아이들이 아닌 성인을 타깃으로 잡았군요.

구현화 기자 ▷ 그렇죠. 최근에는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이 늘었잖아요. 그러면서 간단한 안주로 스낵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요. 이미 포화 상태인 스낵 시장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신선한 맛을 선보인 것이, 결국 꽃게랑 고추냉이 인기의 비결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편의점 등 법인 거래처 입점이 남아 있는 만큼, 꽃게랑 고추냉이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빙그레의 꽃게랑 고추냉이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지, 앞으로도 지켜봐야겠네요. 구기자, 꽃게랑 외에 고추냉이 맛 과자가 또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네. 빙그레의 꽃게랑 고추냉이가 인기를 끌자, 해태제과도 최근 담백한 감자에 알싸한 고추냉이를 접목한 감자스낵 자가비 고추냉이 맛을 출시하면서, 녹색 과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감자 스낵은 보통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 먹는데. 거기에 고추냉이 맛을 더했다니. 어떤 맛일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식품업계에 부는 초록 열풍은 비단 고추냉이 뿐 만이 아니죠?

구현화 기자 ▷ 네. 녹차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롯데제과가 녹차 맛 제과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이유는 웰빙 바람을 타고 녹차를 소재로 한 과자류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들 녹차 맛 과자들. 매출도 잘 오르고 있나요?

구현화 기자 ▷ 그렇습니다.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이들 녹차 제품이 거둔 매출 합계는, 지난 7월 11억 원, 8월 13억 원, 9월 20억 원, 10월 30억 원으로요. 대부분 제품이 매달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네요. 구기자, 녹차 맛 과자들의 인기 비결 좀 알려주세요. 어떤 부분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을까요?

구현화 기자 ▷ 보통 비스킷 속에 녹차 크림을 넣은 경우는 고소함과 함께 녹차의 쌉싸름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케이크의 경우 향긋한 녹차와 부드러운 녹차 우유크림이 조화를 이뤄 부드러운 녹차 케이크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런 추세를 반영해서 출시했고, 또 그 부분이 젊은 소비자층에게 잘 전달된 건데요. 몽쉘 같은 경우, 시기적으로 유행인 식품들을 잘 접목해서 나오는 것 같아요. 바나나가 유행일 때는 바나나 몽쉘이 나오기도 했잖아요.

구현화 기자 ▷ 그렇죠. 이번에도 롯데제과는 몽쉘 그린티 라떼 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몽쉘 코코넛&밀크와 몽쉘 초코&바나나와 함께 몽쉘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몽쉘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약 450억 원 어치가 판매됐는데요. 그건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수준입니다. 롯데제과는 올해 몽쉘 매출이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도 과자 매출은 늘고 있군요. 거기에는 아무래도 바나나와 녹차와 같은 신제품 출시가 매출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어떤가요?

구현화 기자 ▷ 네. 아무래도 새로운 제품 출시가 매출 규모가 커지는 것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매달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빙그레와 해태, 롯데 제과의 녹색 전쟁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구기자, 다른 업체도 녹색을 이용한 제품을 내어놓고 있나요?

구현화 기자 ▷ 네. 오리온은 프리미엄 녹차인 말차를 넣은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10월에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에 말차를 넣은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말차를 내어 놓았고요. 11월에는 초코파이 말차라떼를 출시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말차. 좀 생소해요. 어떤 녹차기에 프리미엄 말차라고 하는 건가요? 말차에 대해 좀 알려주세요.

구현화 기자 ▷ 말차는 차광 재배한 찻잎을 증기로 찌고 그늘에서 말린 다음, 곱게 가루를 내 물에 타 마시는 차입니다. 말린 찻잎인 녹차보다 제조방식이 까다롭죠. 하지만 맛이 더 진하고 영양소가 풍부해, 차 문화가 발달한 일본, 중국 등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말차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유명한 차군요.

구현화 기자 ▷ 네. 그래서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초코파이 말차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에 먼저 출시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8월 중국 시장에 먼저 초코파이 말차를 내놓으며, 출시 두 달 만에 6000만개를 판매하는 등 인기를 확인했고요. 그런 시장 반응이 확인되자, 국내에서도 선보이게 된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렇군요. 중국과 일본 등 차 문화가 발달한 해외 시장에서 친숙한 맛이라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요. 녹차 맛, 말차 맛, 고추냉이 맛 등 연 이어 출시되는 녹색 과자 제품들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일단 대체적으로 시장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구현화 기자, 이 인기,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구현화 기자 ▷ 네. 시장 반응이 좋아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도 매대 진열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고요. 제과업계가 더욱 다양한 녹색 과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녹색 트렌드는 당분간 쭉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녹차 제품들은 웰빙 열풍과 맞물려 한동안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업체들이 꾸준히 이색제품을 선보였지만, 잘 된 것도 있고, 잘 안 된 것도 있어요. 그러다가 등장한 녹차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초록색 녹차인가요? 씁쓸한 맛의 녹차의 인기 이유. 궁금해요.

구현화 기자 ▷ 단맛에 이어 녹차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찻잎 특유의 떫은맛이 초콜릿의 단맛과 잘 어울리는 원료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식품업계는 불황일수록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주로 기존 제품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는데요. 녹차가 제과류 중 비중이 높은 초콜릿 과자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우리가 그동안 달콤함과 단맛에만 너무 길들여져서, 좀 지쳐있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그 틈새를 녹차가 정확히 짚어냈고요.

구현화 기자 ▷ 맞습니다. 최근 2년간 수많은 단맛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는 이미 단맛 제품에 피로감을 느꼈고요. 또 건강을 추구하는 웰빙 트렌드에도 적합한 식품 원료로 녹차가 주목받기 시작한 거죠. 업체마다 초콜릿 류에 녹차를 더한 신제품을 잇 따라 출시하면서, 앞으로 단맛 자리를 녹차 맛이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식품업계를 강타한 초록색 열풍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요즘에는 과자 뿐 아니라, 녹차를 활용한 다른 메뉴들도 많이 보여요. 

구현화 기자 ▷ 네. 음료업계도 녹차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출시에 나섰습니다. 녹차의 담백하고 쌉싸름한 풍미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달콤한 초콜릿을 더하거나, 홍차와 조합해 더욱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를 출시하는 등 활용법도 가지각색인데요. 녹차는 비교적 친근한 차종으로 선호도가 높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맞아요. 녹차는 다른 차보다 친숙하게 느껴져요. 그만큼 그 효능도 잘 알려져 있고요.

구현화 기자 ▷ 네. 그리고 최근에는 차를 마시면서 체내 독소를 배출하는 티톡스가 유행인데요. 그 트렌드에 맞춰 녹차를 마시는 이들도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그 부분을 활용하고 있죠?

구현화 기자 ▷ 네. 차 음료 전문점 공차코리아는 녹차에 홍차나 과일, 알로에 토핑 등 색다른 재료를 조합한 음료로 눈길을 끌고 있고요. 신선한 녹차에 향긋한 자스민 꽃 향을 조합한 그린티 에이드를 필두로 티톡스 트렌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몽 그린티 에이드, 애플 그린티 에이드, 망고 그린티 에이드, 청포도 그린티 에이드, 패션후르츠 그린티 에이드, 레몬 그린티 에이드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2015년 꿀 맛, 2016년 상반기 바나나 맛 열풍에 이어, 녹차가 제과업계 대세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단맛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담백한 맛의 녹차 소재를 앞세워 히트 제품의 바통을 이어받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과연 또 어떤 맛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지, 기대되네요. 구현화 기자와 함께 한 장바구니즈. 여기서 마칩니다. 구기자, 맛있는 정보 감사합니다.

구현화 기자 ▷ 네. 감사합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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