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가위 눌림, 병(病)일까 심한 악몽일까

기사승인 2017-02-24 14:47:09
- + 인쇄

밤마다 가위 눌림, 병(病)일까 심한 악몽일까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잠을 자는 도중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바로 가위눌림이다. 가위눌림을 겪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귀신을 보았다든가, 몸의 이상 반응을 일으킨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이 공포스럽고 불쾌한 경험은 과연 병일까. 아니면 심한 악몽일까.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고효진 교수의 도움말로 가위눌림에 대한 오해의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가위눌림은 잠자는 자세와 관련 있다?= 정상적으로 우리 몸은 잠들었을 때 근육이 이완된 상태를 유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꿀 때 그 내용대로 우리 몸이 움직여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때때로 몸이 이완상태에서 회복되지 않았는데 의식이 깨어날 수가 있다. 이때 우리 몸이 마비돼 있고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고 한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수면마비의 경우에는 보통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충분한 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잠을 잘 자고, 똑바로 누워서 자지 않고 옆으로 자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옆으로 누워서 자면 목젖이 기도를 막으면서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목이 두껍고 짧은 경우에는 옆으로 자는 것이 좋다.  

보통 10대에 가위눌림이 처음 발병하지만 어느 연령 때에도 일어날 수 있으며 남녀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어느 한 연구를 보면 일생 중 약 3분의 1의 사람이 적어도 한 번 이상 수면마비를 경험했으며 약 10% 정도는 반복적으로 공포증상을 동반한 수면마비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위눌림은 질병이다?= 가위눌림은 의식의 각성이 불완전해 뇌는 깨어 있으나 사지는 미각성 상태인 증상으로, 뇌의 각성 상태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환청이나 환각 등을 잘 동반한다. 때로는 심각한 불안과 공포감을 동반하는데 몸이 공중부양 되거나 나쁜 기운이 침실로 들어오는 듯한 환각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처럼 수면마비로 인해 몹시 불안하고 잠을 잘 못자거나 낮에 졸음이 심하게 오는 등의 문제가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수면마비가 올 수 있는 원인 질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위눌림을 자주 경험하는 원인으로 주로 불규칙한 생활, 수면 부족, 과로,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기면병, 다리 경련과 같은 수면질환, 양극성 장애, 약물남용 등의 정신질환, 간질, 고혈압 등의 내과적 질환 등에서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수면장애, 스트레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기면병의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 반복적 수면 잠복기 검사 등의 특별한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 공황장애, 조울병과 같은 정신질환 여부도 잘 살펴봐야 한다. 

악몽, 공황발작과 같은 증상이다?= 가위눌림과 비슷한 증상으로 혼동하기 쉬운 것은 수면장애의 하나인 악몽과 잠들기 전에 나타나는 공황발작 증상이 있다. 악몽은 글자 그대로 나쁜 꿈을 꾸어서 불안증상을 느끼는 것이며 공황발작은 숨이 막힐 것 같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는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두 증상 모두 몸이 마비되는 느낌은 뚜렷하지 않다.  

고효진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마비가 있는 사람들은 불안척도 점수가 높게 나오는 등 정신병리학적으로 불안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즉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newsroom@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