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과도한 음주 ‘호르몬 불균형’ 원인

과도한 음주 갱년기 증상 악화와 질환 발생에 영향

기사승인 2017-02-25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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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여성 과도한 음주 ‘호르몬 불균형’ 원인[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여성에게 나타나는 폐경은 난소의 노화로 일어나는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현상이다. 보통 폐경은 마지막 생리 후 무월경 상태가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전후 기간을 갱년기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로 알려져 있다. 인구학적으로 볼 때 50세 이상의 폐경여성 인구는 22.3%를 차지한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2030년에는 이 비율이 43.2%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폐경 상태로 남은 인생을 보내는 셈이다.

그럼에도 갱년기를 단순히 참고 지나가야 할 시기로 여겨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알코올 문제를 갱년기 증상으로 간과해 방치하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주부 K모(50)씨는 최근 자주 몸에 열이 나거나 춥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이는 폐경과 함께 갱년기 증상이다. 문제는 갱년기 증상과 우울감 등으로 가족들과 잦은 말다툼이 생기게 된 것. 이로 인해 K씨는 술로 위안을 삼게 됐다. 처음에는 맥주 한 캔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음주량이 늘었고, 결국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게 됐다.

이에 대해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갱년기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해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겪게 된다”며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해 갱년기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골다공증,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각종 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 원장은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켜 갱년기 여성의 75%가 겪는 대표적 증상인 안면홍조와 발한,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폐경 이후에는 골밀도가 감소해 경미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일어나는 골다공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술을 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갱년기 증가하는 음주량의 더 큰 문제는 갱년기 여성 중 65% 이상이 경험하는 우울증이다. 허성태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이나 불안, 불면 등 정서적인 문제로 술을 찾는 경향이 높다”며 “갱년기에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는 ‘행복 호르몬’ 세라토닌의 수치가 감소해 감정기복을 느끼기 쉬운데, 이 때 기분을 달래기 위한 자가 처치로 술을 찾는 여성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술은 도파민과 엔도르핀의 수치를 높여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그러나 알코올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우울한 감정에 빠지게 되고 또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허성태 원장은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한 여성 알코올중독 환자 중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여성은 알코올 문제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꺼려 집에서 혼자 몰래 마시는 경향이 높은 만큼 주변의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원장은 “갱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폐경 이후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음주 문제와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함께 치료해 건강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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