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전 마지막 주말…100만 촛불 “박근혜 퇴진”vs 태극기 “각하”

기사승인 2017-03-04 20: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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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정진용 기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마지막 주말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4일 오후 2시30분 '제16차 태극기집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각하를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참가인원은 490만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 조원진·김진태·윤상현 의원, 탄핵심판의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서석구, 김평우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김 변호사는 단상에 올라 "아무 죄도 없는 대통령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사기꾼들을 축출하는 게 우리의 임무" 라며 "탄핵(소추안)은 재판할 가치도 없는 쓰레기 종잇장에 불과하니 즉시 찢어버려야 하고 그것을 법적으로 각하라고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탄핵심판 선고일이 나오면 당일 헌재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는 경고도 나왔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 겸 탄기국 대변인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혁명 주최세력”이라며 “3·1절에 맹세한 것처럼 순국선열이 태극기에 피를 뿌리며 죽었던 그날처럼 여러분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 청계천한빛광장에서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주최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박 대통령은 아무리 털어도 돈 먹은 게 없다"면서 "재판관들이 양심이 있다면 박 대통령의 탄핵을 당연히 각하시켜야 한다"고 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3시30분부터 대한문을 출발해 을지로입구역과 명동입구역, 한국은행 로터리 등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행진을 마치고는 2부 집회를 이어갔다.

탄핵반대 측 일부는 광화문으로 향하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에 막혀 촛불집회 측과의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탄핵심판 전 마지막 주말…100만 촛불 “박근혜 퇴진”vs 태극기 “각하”

오후 6시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선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 헌재 탄핵 인용·박근혜 구속·황교안 퇴진 19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 추산 오후 7시30분 기준 100만명에 가까운 시민이 모였다. 이로써 지난해 10월29일 첫 집회 이후 참석 연인원은 1500만명을 넘어섰다.

집회 참가자들은 '천만촛불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탄핵이 민심이다. 헌재는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광장 일대와 세종로 사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탄핵이 가까워지니 부패하고 낡은 세력들의 마지막 저항이 거세다. 내란을 운운하고 테러를 조장하는 등 극단적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정의는 승리하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 촛불국민은 끝까지 연대하며 적폐청산과 국민주권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안지중 퇴진행동 상황실장은 "특검연장에 국민 75%가 동의했지만 국회는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 박근혜의 공범 자유한국당은 특검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했고, 바른정당도 방해했다"면서 "퇴진행동 측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났지만 그 역시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권상정에 어려움을 표했다. 대통령이 비리로 업무가 정지된 지금이야 말로 국가비상사태이고 국회의장은 국민을 믿고 직권상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안 실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야3당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박 대통령 탄핵 인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탄핵이후 대통합과 대화합을 운운하며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줄 생각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집회참가자들은 본행사를 끝낸 뒤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방면으로 행진했다. 주최 측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전날과 당일 오전과 오후 모두 집회를 열 예정이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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