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檢 출석…정치권 반응 “실망·말장난·유감·불성실·안타까움”

기사승인 2017-03-21 14: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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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檢 출석…정치권 반응 “실망·말장난·유감·불성실·안타까움”[쿠키뉴스=송병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검찰 출석 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단 6초 동안의 언급에 대해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짧은 몇마디 외에 입장 표명이 없던 박 전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했다거나, 말장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참담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21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데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 국민통합을 위한 메시지도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무색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마음속에 국민은 들어설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13가지 범죄 피의자로서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 진실에 대한 더 이상의 공방이 없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 검찰의 ‘예봉(銳鋒)’이 말잔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입장 표명 실망스럽다. 진심어린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원내대변은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선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본 국민들의 노여움은 손톱만큼도 줄어들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언론을 상대로 두 차례 입을 열었고,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이후에는 친박 의원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 6초 입장 표명에 대해 “건조하고 형식적인 언급만 남겼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은 “적어도 국민 앞에 진심으로 송구스러움을 느낀다면 헌법과 법치주의에 대한 13년 전 본인의 발언과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며 파면을 결정한 이정미 재판관의 선고내용을 되새기면서 수사에 임하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종구 대변인도 21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 블랙코메디조차 되지 못하는 말장난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성실하게 검찰수사에 임할 것이라면 그 동안 검찰과 특검 수사에 왜 온갖 핑계와 트집 잡기로 시간만 질질 끌었는지, 더군다나 이제 와서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블랙코메디조차 되지 못하는 말장난일 뿐”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뭐라고 하건, 검찰은 엄정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 된다. 법대로 하면 된다. 검찰이 정치적 고려를 한다면 다시 한 번 불명예를 자초할 뿐”이라고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이 객관적 진실을 밝혀야한다면서도, 국민들에게 진성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지 않아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만의 진실이 아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최초로 탄핵결정을 받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에게 보다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원했건만 끝끝내 형식적인 입장만을 밝힌 채 검찰청사로 사라졌다. 작금의 국정농단 사태의 당사자로서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죄의 마음을 표명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피력했다.

특히 오 대변인은 지난해 검찰,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서도 출석하지 않아 국민들에게 큰 시망을 주었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이제 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기 바란다. 이번 검찰조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이다. 또한 그것이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희대의 국정농단 범죄를 저지른 장본인으로서 최소한의 반성을 기대했던 국민들을 다시금 허탈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무엇이 송구스러운지조차 없는 불성실한 모습”이었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서 공언한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검찰과 특검 수사에 의해 상당부분 드러났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인정되었다.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발뺌하며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지 않길 바란다”며 “검찰은 특검 수사에서 조금이라도 후퇴하는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이전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어떤 입장 발표도 없다”라며 입장이 없는 것이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우택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참담하고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정사상 네 번째로 또 한 분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국가적 비극에 대해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라며 “오늘 출석으로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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