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하나 “‘보이스’ 대본 보다 자면 꼭 악몽 꿨어요”

이하나 “‘보이스’ 대본 보다 자면 꼭 악몽 꿨어요”

기사승인 2017-03-23 1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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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예상보다 큰 사랑을 받았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도, 주연을 맡은 배우 이하나도 마찬가지다.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신고센터 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하나가 맡은 112센터장 강권주는 어릴 적 사고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잘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절대 청감력의 소유자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단서를 찾아 사건 해결을 돕는다.

최근 tvN 드라마도 시청률 1%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보이스’는 꾸준히 5%(닐슨코리아 기준)를 오가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고정 시청자를 확보한 건 물론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지난 17일 서울 언주로 한 카페에서 만난 이하나는 촬영장 분위기에서 이미 드라마의 성공을 예감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방송사고 없이 나갈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3회 분량을 찍을 때 부산 촬영이 있어서 먼 거리를 이동했어요. 그런데 스태프와 배우들의 표정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하루 정도는 꼭 회식을 하자는 얘기를 했는데 촬영을 쉬지 않고 해도 밤에 찍는 장면이 많아서 불가능했죠. 빠듯한 스케줄에도 다들 불안해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의 성공을 예감했던 것 같아요.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시간이었어요. 추위도 대사량이 많은 것도 이겨낼 수 있었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이 찍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 했어요.”


이날 이하나는 인터뷰 내내 신중하게 말을 골랐다. 생각나는대로 빠르게 답하기보다 정확한 이야기를 솔직히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마치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단서를 되새기는 강권주 센터장의 모습 같았다. 의외로 히어로물을 좋아해 출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꺼냈다.

“영화 ‘007’ 시리즈나 ‘어벤저스’처럼 히어로 물에 나오는 여자 멤버를 좋아해요.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그런 역할에 대한 로망이 있었죠. 그래서 ‘보이스’에 출연하면서 보람도 컸고, 제 로망을 어느 정도 충족한 것 같아요. 작가님이 최대한 민폐 없는 캐릭터로 그려주시기도 했고요. 감독님은 촬영 시작 전에 영화 ‘시카리오’를 추천해주셨어요. 저에겐 굉장히 신선했어요. 여성의 아름다움을 다른 쪽으로 풀어내려고 해주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112센터에서도 끝까지 머리를 풀지 않았죠. 풀어도 되는데 예쁘니까 묶으라는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시간에 대한 압박감은 마지막까지 ‘보이스’ 제작진과 배우들을 괴롭혔다. 마지막날 촬영 테이프를 넘겨야 하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마지막 대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도 있었다. 너무 답답한 날에는 마진원 작가에게 직접 전화해 속마음을 털어놨다는 이하나는 ‘보이스’를 찍으며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쿠키인터뷰] 이하나 “‘보이스’ 대본 보다 자면 꼭 악몽 꿨어요”

“‘보이스’를 찍으면서 한 가지 버릇이 생겼어요. 원래 오후에 대사를 외우는 편인데, ‘보이스’는 새벽에 일어나서 외우는 경우가 많았죠. 대본을 보고 자면 꼭 악몽을 꾸더라고요. 그래서 저녁에 편히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외우자는 생각을 했어요. 본의 아니게 아침형 인간이 된 거예요. 그 정도로 대본이 무섭고 스릴이 넘쳤던 것 같아요.”

이하나에게 ‘보이스’는 지금까지의 드라마와 달랐다. 평소에 좋아하는 여행 생각도 안 하고, 음악을 안 들어도 괜찮았다. 그 정도로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작품이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당연하다는 듯 다음에 또 비슷한 역할을 맡고 싶다는 얘기를 전했다.

여행보다 더 재밌는 걸 찾았을 때 일상에서 여행 생각이 안나요. ‘보이스’가 그랬어요. ‘보이스’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여행 생각도 잘 안 하고 음악을 안 들어도 괜찮았어요. 그건 저에게 정말 큰 거예요. 어떤 영감이나 감수성이 필요할 때 음악을 듣는 편인데, 촬영장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이 따로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보통 촬영이 끝나면 스스로에게 상을 많이 주는 편인데, 이번에는 보상받고 싶은 마음도 없었어요. 다음에도 강권주 같은 정적인 역할을 더 해보고 싶어요. 제가 내보지 않은 목소리를 내고, 해보지 않은 대사들을 소화하는 게 너무 재밌었거든요.”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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