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램프, 사고 원인과 연관?…1등 항해사 “수리 요청했는데 거절”

기사승인 2017-03-24 14:23:21
- + 인쇄

세월호 램프, 사고 원인과 연관?…1등 항해사 “수리 요청했는데 거절”[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세월호 인양 작업을 지체시킨 높이 11m, 폭 7.9m의 선미 좌현 램프를 두고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램프는 선박에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진 통로형 출입문이다. 지난 23일 밤 10시 해양수산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수면 위 10m까지 들어 올린 세월호 본인양 작업을 소조기 내에 끝내기 위해 불가피하게 세월호 좌현의 선미 램프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여태껏 램프가 열려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뻘에 묻혀 있을 때 10m 이상 들어가 있어서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도 미리 스캔을 이용해서 몇 번 선체를 조사한 바가 있다"며 "선체를 수면위로 10m 이상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그쪽 부분이 선체 바깥 부분으로 튀어나와 지는데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잘린 것도 조금 문제가 있는 게, 길이가 약 10m, 폭이 7m 정도 4단으로 접어지게 돼 있는 램프를 제거하다 보니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며 "선미 쪽으로 선체가 무겁기 때문에 균형을 아무리 잘 잡아도 그쪽으로 지금 유실물들이 나갈 가능성이 높고 그거에 대한 대비가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선미 램프가 사고 원인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1등 항해사 강모(42)씨는 "참사 전날 램프를 닫았는데도 빛이 틈새로 들어왔다. 이는 곧 수밀(물이 들어오는 것을 방지)이 되지 않는다는 방증이었다"면서 "수리를 요청했는데 해주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공 교수는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제기되는 '외부 물체와의 충돌설'에 대해선 "그 충돌은 외부 갑판에 흔적을 남기게 돼 있다"면서 "현재 드러난 우현 선체에는 파손이나 파공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완전히 선체를 들여다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외부 충격설에 대한 흔적을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봤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날 전남 진도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세월호가 인양되면서 좌현 선미 램프가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좌현 쪽 선미는 해저 면에서 1~1.5m 파묻혀 있었다. 램프의 잠금장치가 파손됐다고 하더라도 압착된 상태라 닫혀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세월호는 3km 떨어진 곳에서 대기 중인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 중이다.

jjy479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