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정규시즌’ 오세근 MVP·강상재 신인상…KBL 시상식, 꿈이 현실이 되던 순간들

기사승인 2017-03-27 19: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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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용산=문대찬 기자]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MVP는 안양 KGC의 오세근이 차지했다.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로 기분 좋은 고심에 빠졌던 신인상은 인천 전자랜드의 강상재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엔 KBL 출범 20주년을 맞아 프로농구를 빛낸 레전드 12인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선배와 후배, 감독과 선수가 함께 어울려 더욱 뜻 깊은 시간이었다.

KBL은 27일 오후 4시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정규리그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선수상(MVP)를 비롯해 신인상, 외국인 선수상 등 10개 부분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몇 개 부분에선 치열한 싸움이 예상돼 시상식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집안싸움이 예상됐던 MVP는 오세근의 차지였다. 시상식 직전까지도 수상을 가늠하기 힘들만큼 경쟁이 뜨거웠다. 오세근은 올 시즌 평균 14득점, 8.4 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이정현은 15.3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GC 우승의 ‘쌍끌이’로 활약했다. 결국 오세근이 기자단의 101표 중 65표를 획득하며 시즌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오세근은 “너무 감사하다. 솔직히 눈물이 날 것 같다”며 “김승기 감독님이 고생 많았다. 후배들도 잘 따라줘서 고맙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이정현 덕분에 상을 받았다. TV경기를 지켜보시는 할아버지도 생각난다. 결혼해서 쌍둥이를 낳은 아내에게도 영광을 돌린다”며 울먹였다. 

또 “김주성, 양동근 형들처럼 최대한 우승을 많이 하고 싶다”며 “올 시즌 감독님이 고생 많았다. 주축 선수로 힘들었지만 감독님이 다 받아주고 이끌어줬다. 통합 우승을 하겠다”고 플레이오프를 앞둔 포부를 밝혔다. 

MVP만큼의 관심을 받았던 신인상은 강상재가 거머쥐었다. 강상재의 신인상은 극적인 역전승과도 닮아 의미가 깊다. 강상재는 올 시즌 드래프트 3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초반 부진하며 2순위 SK 최준용에게 신인상을 허무하게 내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상재는 최준용이 4라운드부터 부진한 틈을 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5라운드 들어 평균 10.2득점 7.3리바운드를 올렸고 6라운드에는 발등 부상을 안고 뛰면서도 9.2득점 4리바운드로 팀 6강 안착을 위해 노력했다. 시즌 중후반 뛰어난 기량을 보인 셈이다.  

강상재는 “신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팀에게 감사하다”며 운을 뗀 뒤 “빅3라는 수식어로 많은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이 많았다”며 그간 마음 고생을 했음을 털어놨다. 

이어 “다음 시즌에는 준비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3순위 강상재가 아닌 신인왕 강상재로 돌아와 좋은 플레이 펼치겠다”며 신인다운 패기를 보였다. 

또 시상 후에는 공약으로 내걸었던 유도훈 감독과의 뽀뽀를 실제로 실행에 옮기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뽀뽀를 마친 강상재는, 이어 결혼행진곡에 맞춰 유도훈 감독과 손을 맞잡고 무대에서 퇴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서울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였다. 라틀리프는 올 시즌 35경기 연속 더블더블이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삼성 골밑을 든든하게 지켰다. 사실상 삼성 3위 안착의 일등공신이라 봐도 무방하다. 기량발전상은 시상 전부터 유력했던 KCC 송교창에게 돌아갔다. 송교창은 데뷔 첫 해인 지난 시즌 평균 1.5득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올해는 평균 11.88득점을 기록하며 기량이 월등히 향상됐다. 더블더블을 네 차례 기록하기도 했다. 

인기상은 팬들에게 11428표를 받은 김종규가 차지했다. 김종규는 시상 이후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으로 공약을 실행해 박수를 받았다. 

올 시즌 최고의 슛을 던진 선수에게 수여하는 ‘샷 오브 더 시즌’ 상은 KT 김영환의 차지가 됐다. 김영환은 지난 24일 친정팀인 창원 LG를 상대로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훅슛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포효했다. 이 때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LG는 6강 진출 문턱 앞에서 좌절했다. 

당시의 소감을 다섯 글자로 말해 달라는 아나운서의 요청에 김영환은 “정말 짜릿해”라고 말하면서 “다음 인생 골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들어내고 싶다”며 우승 의지를 내비쳤다. 

‘굿바이! 정규시즌’ 오세근 MVP·강상재 신인상…KBL 시상식, 꿈이 현실이 되던 순간들

KBL 레전드 12인의 특별 시상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서장훈과 조니 맥도웰을 제외하고 허재, 김주성, 애런 헤인즈, 문경은, 양동근, 현주협, 주희정, 전희철, 이상민, 추승균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허재 국가대표 감독은 “뜻깊은 상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프로농구를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간단하게 소감을 마쳤다. 

사진=KBL 제공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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