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당뇨약 ‘GLP1’ 항진제 심혈관질환 억제 기전 찾았다

기사승인 2017-03-29 11: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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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당뇨약 ‘GLP1’ 항진제 심혈관질환 억제 기전 찾았다[쿠키뉴스=송병기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당뇨병 주사형 치료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Glucagon-like Peptide1) 항진제’가 당뇨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찾는데 성공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사진) 연구팀은 ‘GLP1 항진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의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논문을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당뇨병은 국내 30세 이상 성인 100명중 14명꼴로 앓는 질환이다. 특히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인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 사망률까지 합치면 암 사망률에 필적할 정도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당뇨병 약인 ‘GLP1 항진제’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나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세계 연구진들은 심혈관 발생 및 사망률 감소와 관련 GLP1 항진제의 기전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경동맥에 동맥경화를 유발한 실험쥐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위약을 피하주사하는 경우, GLP1 항진제를 피하주사하는 경우, GLP1 유전자가 탑재된 아데노바이러스를 혈관 내 직접 주입하는 경우를 비교했다.

위약과 GLP1 항진제의 피하주사는 동맥경화 유발 전후로 3주간 하루 1번 투여했고, 혈관 내 직접 투약군은 GLP1 유전자를 20분 동안 혈관으로 주입했다. 각 약물을 투여한 후 경동맥을 적출해 내중막 두께(동맥경화)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비교 결과, 위약군에 비해 GLP1 항진제 피하주사군은 25%, GLP1 항진제 혈관 내 주입군은 58%의 동맥경화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조그만 자극에도 혈관 내벽을 구성하는 혈관평활근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여 동맥경화와 혈관 재협착 등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GLP1 항진제는 이러한 혈관평활근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감소시켰고, 염증세포의 뭉침 현상을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포실험을 통해 동맥경화와 직결되는 혈관 내 MMP-2의 발현이 위약군 보다 GLP1 피하주사군에서 감소했고, GLP1을 혈관 내 주입한 군에서 가장 크게 감소했음을 확인했.

이와 함께 GLP1 투약군에서는 식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감소하고, 동맥경화의 개선효과와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이 동시에 일어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항동맥경화 작용을 하는 아디포넥틴 호르몬 수치를 올리고, 염증 인자인 C-반응성단백의 수치를 떨어뜨렸다. 

연구팀은 “GLP1 항진제를 혈관 내 직접 투여했을 때, MMP-2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아디포넥틴 수치를 올려 항동맥경화 효과를 나타냈다.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염증 반응을 저하하는 등 다양한 개선 효과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서 동맥경화의 발생 및 악화를 억제하는 데에 GLP1 항진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GLP1은 혈관 내피세포에 작용해 혈관 기능을 개선시키고, 관상동맥을 포함한 중요 혈관을 보호한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염증물질의 발생 감소, 혈관확장 물질 생성, 혈관 내피세포 기능 개선 등 다각적인 효과를 통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임수 교수는 “최근 발표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GLP1 항진제가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낮춘다는 결과를 보고했지만, 그 기전을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교수는 국내에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새로운 당뇨병 약제인 GLP1 항진제의 항동맥경화 효과의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 ▲향후 새로운 당뇨병 약제의 심혈관 시스템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하는 교과서적인 연구방법론을 보여주었다는 점 등에서 의미가 있으며, 이는 당뇨병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GLP1 항진제의 당뇨병 혈관 합병증의 개선 효과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적 과학 저널인 심혈관 연구지(Cardiovascular Research)에 게재됐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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