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유방암 환자 살리는 ‘진짜’ 정보가 필요한 때

기사승인 2017-04-06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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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유방암 환자 살리는 ‘진짜’ 정보가 필요한 때글·한국유방암학회 정보위원회 간사 정승필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유방센터장)

[쿠키 건강칼럼] 얼마 전 진료 중 있었던 일이다. 한 50대 유방암 환자가 석류가 유방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며, 요즘 삼시세끼 잊지 않고 챙겨 먹고 있다고 했다. 치료 중에는 균형 잡힌 식습관이 매우 중요하므로, 환자에게 왜 현재 식생활이 좋지 않은지 조목조목 설명해 드렸다.

그러나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며 환자가 했던 말은 “인터넷에서 그 음식이 좋다고 하던데.”였다. 사실 이 환자뿐만이 아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특정 건강식품이나 음식이 유방암 치료에 도움이 되냐고 묻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약 20년 전인 1996년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했다. 2014년을 기준으로 갑상선 암에 이어 발병률 2위인 여성암이며, 한국 여성 25명 중 1명이 유방암 환자다. 이렇게 환자가 증가하다 보니, 인터넷에는 유방암에 걸린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한 다양한 건강식품, 음식, 생활습관에 관련된 정보가 넘쳐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환자들이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다. 본인의 치료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말 그대로 인터넷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을 맹신하는 경우다. 실제로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를 보고 본인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지속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는 도리어 올바른 치료에 방해가 된다.

하지만, 반대로 환자들이 진료실 밖에서 양질의 정보를 얻게 된다면, 정보 부족에서 오는 환자의 불안감과 의료진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더 나아가, 환자가 질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잘 숙지하고 있다면, 의료진과 환자 간의 좀 더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하여 최적의 치료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료계가 최근 환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필자가 간사로 있는 한국유방암학회는 학회 차원에서 홈페이지 의 환자용 정보 페이지를 환자 눈높이에 맞춘 정보 제공을 위해 개편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불필요한 경제적, 정신적 낭비를 경험하지 않도록, 학회 차원에서 입증된 의학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자 했다.

유방암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환자 상태에 따른 복잡한 유방암 치료법과 치료제 옵션을 환자의 눈높이로 정리함으로써, 환자들이 입증된 의학 정보를 보다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유방암 뿐만 아니라 암은 환자들에게 신체적으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고통을 감내하게 한다. 심리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에서 환자들은 무분별하게 존재하는 정보를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실천하기도 한다.

물론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들이 모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는 환자들에게 위해한 행위나 결과를 이끌어낼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의료계는 앞으로 환자들의 관점에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합쳐져서 환자들의 더 나은 치료 결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유방암학회의 웹사이트 개편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유방암과 관련한 더 나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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