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 집 살림 차린 쉐이크쉑·두타면세점 ‘동상이몽’

기사승인 2017-04-08 05:00:00
- + 인쇄

[기자수첩] 한 집 살림 차린 쉐이크쉑·두타면세점 ‘동상이몽’[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동상이몽(同床異夢). 같은 침상에서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는 말이다. 의역하자면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목표나 생각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6일 서울 동대문 두타 1층에 SPC그룹의 쉐이크쉑 3호점이 입점했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연 이후 청담 2호점을 비롯해 꾸준히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쉐이크쉑의 셀링 파워는 이미 입증됐다. 1호점인 강남점은 하루 평균 3500개의 버거를 판매하며 개점 7개월만에 전 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대표 메뉴인 쉑버거 가격인 6900원으로 단순계산하자면 일 평균 2070만원, 연평균 7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청담점 역시 2500~3000개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쉐이크쉑 세계 3위 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쉐이크쉑은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허 부사장이 쉐이크쉑을 한국에 선보이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결과는 잭팟이었다. SPC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쉐이크쉑으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린 상태다.

쉐이크쉑의 입점은 두타면세점 입장에서는 분위기 반등의 가 될 수 있다. 국내외 인지도가 확실한 만큼 접객효과로 방문객이 늘어난다면 매출 신장 등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이닝몰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두타몰에 있어서는 쉐이크쉑이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두타면세점은 박서원 전무가 매장 MD를 포함해 환경과 인테리어, 마케팅 콘텐츠까지 기획한 면세점이다. 총면적 16825(5090) 규모로 구성됐으며 연간 70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유동인구가 찾는 동대문에 위치해있다.

처음 면세점 특허권을 가져왔을 때 업계에서는 지리적 특장점 등을 이유로 두타면세점의 성공적 안착을 확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픈 당해인 지난해 두타면세점은 처음 매출 목표로 잡았던 5000억원 20% 수준인 1110억원에 만족해야했다. 영업적자 역시 침통했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엎친 데 덮친 상황이다.

장밋빛 시너지를 기대하는 두타면세점과는 달리 쉐이크쉑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1층에 입점하긴 했지만 몰 안에 들어선 것이 아닌데다가 매장 입구마저 외부에 마련돼 엄밀히 말하자면 ‘in mall’ 형태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SPC그룹 측도 두타몰과 두타면세점으로 인한 쉐이크쉑 방문객수 증대를 기대하기 보다는 사실상 동대문 상권에 기댄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

분당 AK플라자에 4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는 SPC그룹 입장에서는 두타에 기대는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 충분히 안정화된 쉐이크쉑 브랜드에 굳이 다른 숟가락을 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in mall 형태의 매장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유야 어떻든 같은 침상에 자리를 잡았다. 서로 다른 꿈이 어떻게 발현될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akg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