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리수 남발…‘유병언 파산관재인’ 이어 ‘노무현 뇌물수수’

기사승인 2017-04-14 13: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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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무리수 남발…‘유병언 파산관재인’ 이어 ‘노무현 뇌물수수’[쿠키뉴스=정진용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잇따라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쳐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13일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 뇌물을 수수할 때 몰랐느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가 "지금 고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말하는 거냐"고 되묻고 "아니다. 그리고 그 말에 책임져야 한다"고 역공을 펴자 홍 후보는 "알았나, 몰랐나. 계좌까지 다 나왔다"고 의혹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그걸 몰랐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욕하면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의 (비리를) 몰랐다고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고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사건의 공범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지난 1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핵심선대위원 전체회의에서 "고 노 전 대통령과 문 후보는 운명적 관계이고 형제보다 친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 뇌물을 받았을 때 문 후보와 함께 의논하지 않았겠나"라면서 "두 사람이 사전 논의를 했다면 뇌물 공범이다. 지금이라도 조사하면 골로 갈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홍 후보가 '고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고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된 상태다. 검찰 수사 도중 고 노 전 대통령이 자택 인근에서 투신해 서거했기 때문이다. '공소권 없음' 처분은 피의자가 숨져 기소가 불가능한 경우 내리는 것으로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 

고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2009년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박 회장은 검찰에 권양숙 여사로부터 자녀들의 집 장만 명목으로 100만 달러를 요구받았다고 진술했다. 또 박 회장이 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관여된 해외 투자 기업에 500만 달러를 송금했던 사실도 수사대상이 됐다. 당시 고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됐는데, 500만 달러는 정상적인 투자금이고 100만 달러는 아내가 빌린 것"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홍 후보는 문 후보와 관련해 잘못된 의혹을 제기해 빈축을 샀다. 홍 후보는 지난달 28일 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문 후보가 세월호 주인인 유병언 회사의 파산관재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표 측은 "문 후보는 세모그룹 파산관재인이 아니라, 법원이 피해자들의 채권 확보를 위해 선임한 신세계종금의 파산관재인"이라고 즉각 반발하고 "문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와 '가짜뉴스'를 생산해 조직적으로 유통시키고 있는 한국당 관계자들은 반드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홍 후보는 다음 날 "잘못 이야기한 것 같다"면서도 "정식으로 차분히 말한 것도 아니고 말 한 마디가 빠졌다고 해서 시비를 걸면 안된다"고 강변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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