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연구진, 개구리 피부 점액서 항바이러스 물질 발견

기사승인 2017-04-19 0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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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송병기 기자] 미국과 인도 공동 여구진이 개구리 피부 점액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항바이러스 물질 ‘유루민’을 찾는데 성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에모리대학과 인도 라지브간디생명공학센터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테니스공만 한 크기에 화려한 색을 띤 남인도개구리(Hydrophylax bahuvistara)의 피부 점액에서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물질을 발견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19일 국제학술지 ‘면역'(Immunity)’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구리 피부에서는 종종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숙주 방어 펩타이드(peptide)’가 발견되며, 이 펩타이드는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여러 개 연결된 물질이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남인도개구리 피부에서 이러한 물질을 찾기 위해 점액을 채취했으며 32개 펩타이드를 얻었다. 점액을 채취한 뒤 개구리는 서식지로 돌려보냈고, 실험실에서 32개 펩타이드를 합성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H1N1, H1N2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에 치명타를 입히는 4개의 펩타이드를 찾았다. 이 중 3개는 사람의 적혈구에 구멍을 내 터뜨리는 독성이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연구진은 독성이 없는 1개 펩타이드에 유루민(Urumin)으로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에 의하면 유루민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자, 유루민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붙어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 콧속으로 유루민을 주입한 결과, 쥐의 70%가 생존했다. 반면 유루민을 주입하지 않았을 때 생존율은 20%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 공저자로 참여한 이송희 미국 에모리대학 연구원은 “개구리 피부에서 분비된 숙주 방어 펩타이드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구조에 변형을 일으켜, 감염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면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돌연변이가 쉽게 생기므로 기존 약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루민은 이런 약제 내성 바이러스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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