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 “보라매병원 분리운영 철회해야”

기사승인 2017-04-20 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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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노조 “보라매병원 분리운영 철회해야”[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지난 30여년간 서울대학교병원이 위탁을 받아 운영돼 왔던 서울시 보라매병원이 서울대병원과 분리 운영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대병원 노조가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면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서울대병원 노조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보라매병원 분리운영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그런 환자 안와도 된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이하 서울대병원 노조)는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대학교병원 위탁운영 시립 보라매병원 분리운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보라매병원 분리운영으로 인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병원 직원들의 노동권 하락이 우려된다”며 분리운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앞서 서울시와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측은 ‘서울시 보라매병원 위탁운영에 관한 협약’에서 점진적으로 서울대병원과 직원을 분리하고 독립적인 인사운영을 하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노조는 “이 협약은 보라매병원이 이제부터 서울대병원직원의 파견근무를 중단하고 독자적으로 보라매병원 전속직원을 채용하고 독립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는 심각한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2차 의료기관인 보라매병원과 3차인 서울대병원과는 의료수준의 차이가 있다면서, 보라매병원이 저소득층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직원과의 순환근무로 그 의료수준 차이를 좁히고 극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노조 측의 지적에 대해 서울시와 보라매병원 측은 ‘보라매병원 전속직원으로 채용해 병원을 운영해도, 의료의 질 저하가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노조는 “그동안 서울대병원 직원의 순환근무로 보라매병원의 의료수준을 끓어 올린 역사적 사실조차 부정하고 서울대병원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조차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병원 측은 전속직원을 채용해 분리운영해도 ‘서울대병원 위탁운영’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간판만 ‘서울대병원 위탁운영’이라는 거짓 선전을 통해 환자를 알선하고 유인하는 행위는 서슴지 않으면서 속내는 ‘보라매병원 전속직원’으로 운영하겠다며 지역주민과 환자를 기만하고 서울대병원직원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팔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보라매병원 분리운영과 관련 노조가 병원 로비에서 실시하는 ‘보라매병원 분리운영 반대 서명’에 환자와 보호자 등 1000여명이 참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서명에 동참한 많은 환자보호자들은 보라매병원과 서울대병원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반대하는 환자들에 대해 ‘그런 환자 안와도 된다’라며 막말까지 했다. 우리는 가난한 환자는 외면하는 서울대병원의 입장에 분노한다”다고 밝혔다.

노조가 병원 분리운영에 반발하는 가운데 김병관 원장은 “서울시 요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답했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는 “직원을 분리해 운영하라고 요구한 적 없다”고 답했다며, 노조 측은 서로에게 책임일 떠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지난 3월 29일 보라매병원장은 ‘서울시 입장을 떠나 나는 분리 독립 하고 싶다’라며 보라매병원 운영의 권력에 대한 탐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서 “보라매병원 분리운영을 보라매병원장의 권력에 대한 욕구 충족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서울시민과 환자를 속이며 의료의 질 저하가 초래되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노사 문제로 치부하며 개입하기를 꺼려하며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의 운영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커녕 병원의 요구라 어쩔 수 없다며 이를 방조하며 동조하고 있다”고 서울시와 병원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운영의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얼룩져 있다. 결국 서울시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시민과 환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시립 보라매병원이 저소득층 지역주민과 환자의 품으로 돌아가 몸과 마음까지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서울시는 보라매병원 분리운영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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