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보니 민심 요동…부동층 늘었다

기사승인 2017-04-25 22: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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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보니 민심 요동…부동층 늘었다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5·9 대통령선거를 2주일 앞두고 민심이 또 요동치고 있다. '안보 변수'가 불거지면서 견고했던 '정권교체 프레임'이 다소 이완되는 기류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빠지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보수층을 중심으로 부동층도 늘고 있다.

25일 쿠키뉴스의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조사,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39.4%가 문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꼽았다. 안 후보 31.1%, 홍준표 자유한국당(한국당)대선후보 13.9%,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4.2%,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3.8%, 없거나 잘 모르겠음 7.6%로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23∼24일 성인남녀 2000명 대상 실시,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39.8%, 안 후보는 29.4%, 홍 후보는 11.7%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난 15∼16일 조사와 비교해 문 후보는 1.3%포인트 올랐고, 안 후보는 7.9%포인트 내렸다. 홍 후보는 4.3%포인트 상승했다.

매일경제·MBN이 메트릭스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23∼24일 1천500명, 95%±2.53%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40.3%, 안 후보는 29.6%, 홍 후보는 9.7%로 집계됐다. 문 후보가 40% 안팎의 지지율로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한때 양자 대결 구도로 어깨를 견주던 안 후보가 30% 안팎으로 하락하고 홍 후보가 10% 안팎으로 올라선 셈이다.

조사 업체마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문·안 후보 지지율 격차가 커지면서 홍 후보가 3자 대결 구도로의 전환을 넘보는 추세가 일관된 현상이다.

이 같은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지점은 40대 이상, 영남권, 보수층이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60대 이상(47.5%→37.3%), 50대(49.8%→40.1%), 40대(32.6%→25.4%) 순으로 낙폭이 컸다. 홍 후보 지지율은 60대 이상(16.1%→26.1%)과 50대(8.1%→13.9%) 순으로 많이 올랐다.

대구·경북(TK)에서 46.5%이던 안 후보 지지율이 31.0%로 하락한 가운데 홍 후보(15.1%→22.3%)와 문 후보(17.7%→24.5%)가 상승했다. 홍 후보는 부산·경남(PK) 지지율도 14.9%에서 22.2%로 많이 올랐다. 보수층 응답자의 안 후보 지지율은 45.7%에서 33.6%로 내린 반면, 홍 후보 지지율은 20.7%에서 30.9%로 올랐다.

정권교체론을 등에 업은 문 후보에 맞설 상대로 안 후보를 주목하던 고령층·영남권·보수층의 상당수가 선거가 가까워지고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홍 후보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안 후보 지지율 하락분을 홍 후보와 유 후보 등 범보수 진영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 점이다. 안 후보가 확보했던 보수층과 중도층 일부가 이탈했지만, 상당 부분이 부동층에 흘러들어 머무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21∼22일 1천30명, 95%±3.1%포인트)에서 부동층은 21.3%로 집계됐다. 2주 전 조사에 나타난 부동층(14.5%)보다 늘었다.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도 30.8%에서 34.0%로 높아졌다.

쿠키뉴스 조사에서는 ‘현재 지지하거나 호감 있는 후보를 앞으로도 계속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응답자 75.4%가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23.5%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1%는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했다. 지지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 83.5%, 한국당 지지자 80.4%, 국민의당 지지자 77.9%, 정의당 지지자 65.4%, 바른정당 지지자 58%가 계속 지지를 선택했다. 지지 철회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바른정당이었다. 39.4%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매경·MBN 조사에서도 부동층(11.1%)을 제외한 응답자 가운데 25.5%가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54.8%)와 유 후보(46.7%) 지지층이 '사표방지 심리' 탓에 이같은 응답률이 높았고, 안 후보(26.9%), 홍 후보(21.0%), 문 후보(19.8%) 순으로 충성도가 낮았다.

또 중앙일보 조사에서 40대의 안 후보 지지율이 약 1주일 만에 7.2%포인트 하락했지만, 이 연령대의 문·홍 후보 지지율은 각각 0.4%포인트와 1.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결국, 40대, 영남권, 보수층에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나 사표방지 심리가 작용하는 유권자들이 남은 2주일 안에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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