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단지에 오징어배 떴다” 대선주자들 게임 관련 말·말·말

기사승인 2017-05-0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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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윤민섭 기자] 대선이 일주일여 남은 지금, 각 업계가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해당 업계가 원활히 발전할 수 있을 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게임과 e스포츠 산업 쪽에는 어떤 정당과 대선주자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까. 또 그들은 어떤 말을 남겼을까.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아들 취미가 직업으로…규제 풀면 경제 성장 동력 될 것”

“아들이 어려서부터 게임을 좋아한 덕에 지금은 영상디자인 일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지난 14일 서울 역삼동에서 열린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대선후보 초청 포럼에 참석했다. IT산업 관계자·인디게임 개발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그는 “저는 블록 쌓기 정도 밖에 하지 못했지만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닌텐도 게임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도 아들이 어렸을 때는 게임에 너무 빠져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아들이 커서는 영상 디자인을 하더라”라며 “어렸을 때 게임을 했던 게 지금의 직업으로 이어진 거 같다”고 게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를 전했다.

문 후보는 침체된 한국 게임산업을 살리려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부터 달라져야 한다. 게임 산업과 e스포츠의 세계 최강국이었던 우리가 각종 규제 탓에 중국에게 추월당했다. 이제는 1위를 자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규제를 풀면 새로운 경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민의당 박지원 “文, 청년가슴에 상처” - 안철수 “코스프레 단어 사용 후보 자질 의심”

문 후보의 말에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SNS로 의견을 표명했다. 박 대표는 “취업 비리는 감추고 게임 경력만 내세우는 것 같아 보기 민망하다. 게임한 덕분에 취업되고 영상디자이너 된다고 하셨다면, 우리 청년들 가슴에 또 다시 상처를 입힌 것”이라고 적었다가 2시간 뒤 해당 포스팅을 삭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이 응수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박지원 대표의 게임 비하발언에 게이머, 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분노한다. 게임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작은 휴식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무관심과 몰이해의 수준이 충격적”이라고 박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 회장은 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도 단어 ‘코스프레’의 쓰임새를 놓고 대립했다. 코스프레란 코스튬(Costume)과 플레이(Play)의 합성어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쳐 작품의 등장인물로 분장하는 일을 뜻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실제 정체성·가치관과 다른 상태를 연기하는 것의 의미로도 쓰인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수 진영의 “보수 코스프레를 한다”는 공격에 “코스프레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자질이 의심된다. 대통령 후보가 할 만한 표현이 아니다. 국민은 그 사람 언어를 들으며 저 사람이 대통령감인지 아닌지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전 회장은 같은 날 SNS를 통해 자신의 과거 코스프레 사진을 올리고 “코스프레가 저급한 단어였는가? 어리둥절하고 불쾌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 유승민 “게임중독은 셧다운제가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책임져야 할 일”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통령 후보는 게임중독과 관련해 “셧다운제로 막을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발언했다.

지난 22일 디지털경제협의회 국가전략 대선후보 초청포럼에 참석한 유 후보는 게임 산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유 후보는 “지난 번 부산에서 영화·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젊은 분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된다 해서 시간 등 별 걸 다 제한하는데 이는 오히려 집에서는 부모들이 책임지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알아서 하셔야 될 일”이라며 “이제 이런 걸 규제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이든, 영화든 간에 콘텐츠를 잘 만들어 외국에서 히트를 치면 그게 우리 경제에 도움을 준다. 디지털 시대가 오기 전부터 그랬다. 헐리우드나 디즈니를 보면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왜 우리 젊은이들이 중국보다 그걸 못 하겠는가. 드라마든 영화든 게임이든 재밌게 만드는 건 한중일 3국 중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을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는지, 또 어떤 규제를 풀어드리면 되는지를 말씀해주시면 경청하고 반드시 해내겠다”고 자신했다.

▲ 심상정 “디지털단지에 오징어배가 뜬다는 소식 듣고 왔다” 야근 잦은 IT 업계 비판

“디지털단지에 오징어배 떴다” 대선주자들 게임 관련 말·말·말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야근이 잦은 IT·게임사를 ‘오징어잡이배’에 빗댔다.

심 후보는 지난 17일 구로디지털단지역 앞 사거리에서 대통령선거 출정식을 열었다. 마이크를 잡은 심 후보는 “디지털단지에 오징어배가 뜬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야간노동이 얼마나 심했으면 노동자들이 오징어배가 뜬다는 자조를 했겠느냐”며 “50·60년 동안 봉제노동자에서 디지털노동자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노동자들의 장시간 저임금 노동은 변한 게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이어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11위 경제 대국을 일군 그 성과 다 어디로 갔느냐, 대한민국의 행복을 다 누가 가져갔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구로디지털단지역 근방에는 넷마블을 비롯한 게임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정의당은 지난 21일에도 노동선거본부를 통해 위메이드 크런치 모드 노동 착취 사태와 관련, 해당 회사에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논평을 냈다. 이 역시 “더 이상 구로와 판교에 오징어잡이 배는 뜨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문장이 포함돼있다.

한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게임·e스포츠와 관련해 정책을 발표하거나 특별히 의견을 나타내지 않았다.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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