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성진호’ LG전자 기대감 커졌다

기사승인 2017-04-3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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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성진호’ LG전자 기대감 커졌다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영업이익률 11.2%’. 대단해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가전 업계에서는 꿈같은 수치다. 이를 LG전자가 해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4조6572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한 해를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3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가 단숨에 뛰어오른 셈이다.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자세히 뜯어보면 가전 사업의 선방이 견인차 역할을 했고 지난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에 허덕이던 스마트폰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적자를 대폭 줄인 것이 반전을 이끌었다.
 
생활가전 담당 H&A사업본부는 매출 4조6387억원, 영업이익 520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8% 늘었고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은 사상 최고치다. 전체 영업이익의 56.5%를 올리고 전사 영업이익률 6.2%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사업 효율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가전‧TV 사업부인 CE부문은 매출액 10조3400억원, 영업이익 3800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 약 3.7%에 그쳤다. LG전자는 TV 사업부인 HE사업본부 영업이익률도 약 8.8%에 달한다. 가전과 TV 부문을 합치면 매출은 삼성에 약간 못 미치지만 10% 이상의 이익률을 유지한다.
 
삼성전자가 사업을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가전업계는 영업이익률 4% 수준이면 양호하다고 본다. LG전자의 비결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이 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LG전자는 한 대에 수천만 원까지 가격이 매겨지는 ‘LG 시그니처’ 제품군을 중심으로 가전 사업에 프리미엄을 입히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프리미엄 전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기 어렵다. 품질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프리미엄에 어울리는 감성까지 자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첨단 기능도 중요하지만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내구성, 디자인, 차별성 등이 고루 갖춰져야 한다.
 
LG 시그니처 OLED TV’가 이를 잘 보여준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장점을 살린 얇고 간결한 디자인과 화질로 눈길을 끈다. 여기에 조립품질과 패키징에서도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만족시킨다면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트롬 스타일러’도 재미있는 예다. 에어컨 등 공조장치서도 인정받는 LG전자는 2011년 의류용 스타일러 제품을 선보였지만 당시 소수의 소비자층에 어필하는 데 그쳤다. 그랬던 것이 시장 수요에 맞는 슬림형 트롬 스타일러로 소비자층을 늘리면서 경쟁자 없는 독점 시장으로 프리미엄을 형성했다.
 
이같은 기반은 현재 LG전자 CEO를 맡고 있는 조성진 부회장이 가전 사업을 지휘하면서 구체화 됐다. 가전제품의 본원적 경쟁력인 내구성과 모터 등 기능 품질을 중요시하기로 유명한 조 부회장의 노력이 프리미엄 브랜드 역량이 된 것이다. LG전자는 이를 ‘1등 DNA’라고 부른다.
 
이제 LG전자 전체를 이끌게 된 조 부회장은 이 같은 경험을 타 사업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개발 단계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분기마다 수천억 원의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에서 신제품 ‘G6’를 내놓을 때도 품질을 꼼꼼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적으로 LG전자 가전 역량이 증명됐다면 이제 정상화 궤도로 올라가는 스마트폰도 ‘1등 DNA’를 이어받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시그니처’ 브랜드에 어울리는 스마트폰이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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