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이별까지 불협화음 한화, 가화만사성이 먼저다

이별까지 불협화음 한화, 가화만사성이 먼저다

기사승인 2017-05-24 11: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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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한자성어다. 이는 비단 가정뿐만 아니라 스포츠 팀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한화 이글스는 23일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마친 뒤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 감독이 언론을 통해 퇴진 사실을 몰랐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한화 구단이 김성근 감독을 경질한 것으로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한화 구단은 자진 사퇴와 경질을 놓고 발표를 고심하다가 오후에야 김 감독의 퇴진을 확정지었다.

한화 구단이 언급한 김 감독의 사의 표명은 정황상 홧김에 내뱉어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 박종훈 감독이 21일 구단 직원을 보내 특타 지시에 우려를 표한 것이 김 감독의 인내심을 건드렸다. 

이를 계기로 김 감독과 박종훈 단장 사이 곪은 상처가 결국 터졌다는 지적이다. 

한화 구단은 지난해 11월 김 감독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동시에 선수 출신의 박종훈 단장을 선임하며 김 감독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켰다. 선수단 전권을 틀어쥐었던 김 감독으로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예상대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박 단장이 그라운드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김 감독이 언성을 높였다. 4월에는 2군 선수단 운영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시즌 내내 구단 내부가 단장과 감독의 힘겨루기로 혼란스러웠다. 자연스레 선수단 운영도 경직됐다. 

한화는 24일 오전 현재 18승26패(4할9리)로 리그 9위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반목하기만 했으니 성적이 좋을 리 없다. 외부가 아닌 내부의 적과 싸우느라 힘을 소진했다. [옐로카드] 이별까지 불협화음 한화, 가화만사성이 먼저다

퇴진 시기마저 적절치 못했다. 김 감독의 사임은 화요일 경기 직전에 선수단에 알려졌다. 선수단은 사령탑을 갑작스레 잃고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23일 KIA에 13실점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13실점은 올 시즌 한화의 최다실점 타이기록이다. 

반등 동력을 상실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화는 넥센을 비롯한 중위권 팀들과의 승차가 5경기 이내다. 얼마든지 반등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시즌 도중 사령탑이 자리를 비우면서 선수단 사기가 저하됐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 플랜도 전부 어그러졌다.

진통도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이 팀을 떠나면서 코치진들에게 팀을 부탁했지만 김광수 수석 코치를 비롯한 몇몇 코치들도 추가로 사의를 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코치 인선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수습하려면 적어도 한 달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한화 구단이 김 감독에게 무엇을 바랐느냐는 것이다. 퇴진 목소리가 높았던 지난해에 한화는 오히려 김 감독을 유임했다. 한 시즌 더 김 감독을 믿어보려고 했다면 지휘방식에 대한 지나친 간섭은 지양했어야 한다.

김 감독의 과도한 훈련과 무리한 불펜 운영은 SK 시절부터 익히 알려진 바였다. 이를 구단이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화의 성적 부진이 무리한 시즌 운영 방식에서 비롯됐다며 김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건 비겁한 처사다. 끝없는 잡음으로 팀 운영에 혼란을 초래한 구단측 역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어쨌든 이상군 감독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하기로 한 이상 더 이상의 소란은 없어야 한다. 하루빨리 팀을 수습하고 시즌 운영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주춤하다가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이상군 감독 대행에 막중한 짐이 짊어졌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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