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공무원 연수 아닌 여가생활”…낭비되는 ‘혈세’

“공무원 연수 아닌 여가생활”…낭비되는 ‘혈세’

기사승인 2017-05-26 17: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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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공무원 연수 아닌 여가생활”…낭비되는 ‘혈세’[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정부 주요 부처의 국장급 고위 간부들이 연수 기간에 유명 관광지에서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해양수산부와 해경을 포함한 고위 공무원 15명이 거액을 들인 연수과정 중 부적절한 술자리를 벌인 사실이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고위 공무원 15명은 지난 18일 경상남도 통영을 찾아 어촌마을을 체험하고 한 시간여 동안 해변에서 쓰레기를 줍는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이들은 일정을 마친 후 통영해양경비안전서에서 일반인은 사용할 수 없는 형사기동정(경비함정)을 타고 소매물도 등대섬을 방문했습니다. 이어 등대섬 내의 관사 숙소에서 머물며 술자리를 가졌죠.

공무원 연수 비용은 정부 예산에서 편성됩니다. 실제, 이들이 받은 고위정책교육과정에는 8억여원의 국비가 사용됐습니다. 이들 교육에 사용된 국가 예산은 곧 국민이 낸 세금, 혈세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네티즌들은 “내가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 공무원들 술값 내는 데 쓰이고 있었다. 해당 공무원들 징계 조처하라” “새 정부 들어 첫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날 공무원들이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고위 공무원 자격이 없다” “공무원들이 국민 세금으로 교육받는 게 아닌 여가생활을 즐기고 있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정부 인재개발원 측은 “이번 일정은 정식 공무였다”면서 “술자리 역시 일과가 마친 뒤였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인사혁신처는 25일 해명 자료를 통해 “인재개발원에서 연수 중인 교육생들의 일부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 철저한 진상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혈세를 낭비하는 공무원들의 연수는 끊임없이 문제 돼 왔습니다. 경기 구리시는 지난 해 공무원 42명의 외유성 해외연수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구리시는 시예산 8143만여원을 들여 4박5일 간 일본과 대만 등 2개국 방문 일정을 계획했습니다. 이들의 해외연수 일정은 문화유산, 사찰, 고궁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특정 여행사가 기획한 ‘패키지 관광’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지난 2009년에는 금융위기와 환율급등으로 정부는 ‘공무원 해외연수 자제’ 지침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부산시는 공무원 4급 퇴직예정자 등 320여명의 해외연수를 지자체 예산 4억여원을 들여 지원했습니다. 공무원 퇴직예정자의 해외연수 일정은 현지문화체험, 문화유산 견학 등 일반 관광과 유사했죠. 주우열 당시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사무처장은 “경제위기에 시 혈세로 어떻게 해외연수를 갈 수 있느냐”며 “서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부산시가 제정신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공무원은 나랏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일은 정부가 지어야 할 책임이죠.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면 국민은 세금을 더 낸다고 해도 아까워하지 않을 겁니다. 공무원들이 바른 모습을 보여준다면 “혈세 낭비”라는 시민들의 한탄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요?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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