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독배를 내리면 깨끗이 마시고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

기사승인 2017-06-28 19: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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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독배를 내리면 깨끗이 마시고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독배를 내리면 깨끗이 마시고 이 상황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28일 김 전 실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 심리로 진행된 블랙리스트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모시던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구속까지 됐는데, 비서실장이 잘 보좌했다면 이런 일이 있었겠느냐는 점에서 정치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왕조시대라면 망한 정권, 왕조에서 도승지를 했으면 사약을 받지 않겠느냐”면서 “만약 특검에서 ‘재판할 것도 없이 사약 받아라’라며 독배를 내리면 깨끗이 마시고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검 측이 “피고인은 전혀 잘못한 바 없고 단지 비서실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잘못 보좌했다는 취지냐”고 질문하자 김 전 실장은 “그런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며 블랙리스트 사건과 선을 그었다.

이어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나 예산은 한정돼있는데 신청자가 많으면 누군가는 배제되고 지원금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면서 “말단 직원들이 자기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삭감한 것이 과연 범죄인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마지막으로 “제 소망은 언제가 됐든 옥사 안 하고 밖에 나가서 죽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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