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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김강우 “후배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 안 해… 그들도 엄청난 능력 있어”

김강우 “후배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 안 해… 그들도 엄청난 능력 있어”

이준범 기자입력 : 2017.07.06 00:02:00 | 수정 : 2017.07.06 08:59:28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tvN ‘써클’을 연출한 민진기 PD는 지난달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진구가 밑받침을 해놓고 김강우가 연기력으로 끌어올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김강우에 대한 강한 신뢰가 드러난 대목이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SF 추적극’이라는 장르는 김강우에게도 도전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을 주로 연출했던 민진기 PD도 정극 연출은 처음이었고, 네 명의 신인 작가들에게도 ‘써클’은 입봉작이었다. 최근 서울 언주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강우는 모든 게 처음인 상황에서 꼼꼼한 대본과 확신 있는 PD의 태도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37년의 배경에서 연기하는 것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상상해서 연기해야 하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대본에 있는 지문을 읽어도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장면들이 있었죠. 하지만 김준혁이라는 캐릭터는 공중에 떠있지 않았어요. 해보고 나서 느낀 거지만 미래의 이야기를 연기해도 그 분위기에 묻어가면 안 되는 것 같았어요. 조선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나 고려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나 먹고 자는 건 똑같잖아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을 뿐이지 생각하는 방식이나 고민거리는 비슷했다고 생각해요. 20년 후라고 해도 얼마나 달라지겠나 싶었어요. 항상 현장에서 배우들과 우리가 이야기를 더 믿고, 더 뻔뻔하게 가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표현도 시원시원하게 해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의심할 여지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죠.”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드라마는 SF 장르에 취약한 편이다. 제작 경험도 적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에 대한 부담도 크다. 하지만 ‘써클’을 마친 김강우는 SF 장르를 직접 경험하며 가능성을 발견했다. 장르물을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의 태도도 바뀌었다고 느꼈다.

“SF 장르도 발전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한국 배우들이 SF 장르에 나온다는 것에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엔 작가들이 SF에 한국적 정서를 넣으며 달라진 것 같아요. 할리우드에서 만든 SF를 봐도 항상 인물들이 땅에 붙어 있어요. 살고 있는 세상은 다르지만 삶은 비슷하죠.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어요. ‘써클’도 열혈 지지층이 많았어요. 중간부터 보기 힘든 드라마인데 보는 분들은 정말 재밌게 보시더라고요. 장르에 대해 흡수도 정말 빨라요. 처음엔 터무니없다고 했던 타임슬립 장르가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듯이 SF도 금방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써클’은 유독 젊은 배우, 신인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 드라마다. 1993년생인 공승연이 막내가 아니었을 정도다. 15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김강우의 어깨가 무겁진 않았을까. 하지만 김강우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후배들을 존중하며 동등한 입장에서 연기하려고 애썼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제가 후배들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보다 어리지만 그들도 엄청난 능력을 갖고 있잖아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꼰대가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 친구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표현력도 좋고 훨씬 과감하더라고요. 기광이는 특히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많았을 거예요. 이렇게 할 수도 없고, 저렇게 할 수도 없는 역할이죠. 잘못하면 로봇같이 보이니까요. 저와 촬영할 때만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나도 편하게 할 테니까 너도 편하게 던지면서 재밌게 하자고 했죠. 연기도 나쁘지 않았어요. 감정에 솔직한 연기 스타일이라 전 좋았어요.”

김강우는 ‘써클’ 종영의 여운을 즐길 틈도 없이 새 영화 ‘사라진 밤’ 촬영에 돌입했다. 촬영 일정 때문에 종방연도 참석하지 못했을 정도다. 이렇게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뭔지 묻자, 15년 동안 연기를 해온 배우 김강우와 두 아이의 아버지인 김강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이 일을 제일 잘 하잖아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제가 요리나 사업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이걸 계속 해야 하는 거예요.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복 받은 거죠. 자식들이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연기를 해야 아버지가 저에게 해준 것처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정도의 사명감을 갖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안 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못해요. 예전에는 저도 거창한 이유들을 많이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이 가장 솔직하고 더 소중한 것일 수 있어요. 앞으로 15년이 지나면 저도 50대 중반이 돼요. 그때도 이 일이 재미있고 할 만하면 70살까지 하는 거죠. 그렇게 가는 거예요.”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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