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은, 기준금리 1년째 묶어둔 속내는

기사승인 2017-07-1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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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은, 기준금리 1년째 묶어둔 속내는[쿠키뉴스=송금종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13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로 확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50%에서 현 수준으로 떨어진 뒤 13개월째 제자리다.

한은이 장기간 금리를 건드리지 않은 이유는 뭘까? 통화정책방향에서 이를 짐작해볼 수 있다. 통화정책방향에는 한은의 경제성장 기대감이 서려있다. 최근 경제지표가 양호하니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심산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간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국내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실제로 부진했던 수출과 투자, 내수는 개선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분기 민간소비는 증가세가 소폭 커졌다. 수출은 해양플랜트 인도가 늘었다. 투자는 IT업종 위주로 호조세를 이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8%, 2.9%로 상향 제시했다.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도 금리조정을 고민케 하는 요소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장금리도 따라 내린다. 그러면 대출수요가 늘고 가계부채를 부추기는 꼴이 되고 만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한계차주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다. 다행이건 새 정부가 내달 중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하면서 그에 따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한은으로서는 금리조정 고민을 잠시 내려놓은 셈이다. 

그렇다고 금리를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가장 큰 위협요소는 미국 통화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매년 2~3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1.00~1.25%다. 당장은 아니어도 이런 추세라면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한은은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서 따라 올리지 않고, 현재처럼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경제 상황을 판단해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이 금리 수준을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년간 웅크리고 있던 기준금리가 기지개를 켤지, 아니면 기존 태세를 유지할지는 한은에 달렸다. 금리는 가계소비, 투자, 물가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한은이 정책조화를 이뤄야만 금리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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