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남광현 빙그레 마케팅담당이 밝힌 ‘메로나가 냉동고 밖으로 나온 이유’

기사승인 2017-07-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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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냉동고 속에 머물던 메로나가 밖으로 나오고 있다. 출시된 지 25년만의 바깥 구경이다.

빙그레가 자사 브랜드를 활용한 MD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장수 브랜드의 변화에 소비자들도 호응하고 있다. 특히 메로나 컬러와 형태를 활용한 신발과 옷은 예상보다도 더 빨리 팔려나갔다.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MD 제품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메로나, 비비빅 등 자사 브랜드를 더욱 젊게 만들고 소비자 선호도를 높이기 위함이 주 목적입니다.”

서울 강남 스파오 매장 3층에 마련된 빙그레 MD 부스에서 만난 남광현 빙그레 마케팅담당 과장은 이같이 말했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빙과업계 ‘빅 브랜드’이자 빙그레의 효자 제품이다. 카페를 비롯한 대체제품들이 많아지면서 위축되고 있는 빙과시장에서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몇 안 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매년 축소되는 빙과시장 분위기를 반등시킬만한 히트제품은 근 10년간 나오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롯데푸드의 설레임 한 제품 정도다. 빙그레, 롯데제과, 롯데푸드, 해태제과 등 빙과 4사들은 기존 인기 제품에 맛과 제형 등에 변화를 준 신제품들을 매년 선보이고 있지만 마뜩지 않다.

“메로나는 아직까지 확장이 전혀 없어요. 제형이 바뀌다보면 소비자가 느끼는 미세한 맛의 변화도 있을 테고 정체성이 달라질까봐 하는 걱정도 있거든요. 메로나가 여전히 잘 팔리는 효자 제품이기는 하지만 더 멀리 보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젊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빙과제품 중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판매 1·2위는 각각 메로나와 비비빅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 때 메로나’처럼 SNS 등에서 이슈가 만들어지는 메로나와는 달리 비비빅은 노쇠한 이미지가 강했다. 사실상 신규 빅 브랜드 등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제품의 롱런을 위해서는 브랜드 인식의 제고가 반드시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제품을 냉동고 밖으로 꺼내자’고 결정하게 됐어요. 아시다시피 올리브영과의 협업도 있었고 그 외에도 메로나 칫솔, 수세미, 이번 스파오와의 의류 협업 등을 진행하고 있고요. 내부적으로 ‘1020’세대가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판단된 패션·의류 쪽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패션·의류 부문에서 가장 먼저 빙그레가 선보인 제품은 지난 5월 휠라와 협업한 운동화와 슬리퍼다. ‘FILA×메로나’ 컬렉션은 신발에 메로나 색을 입혔다. 운동화 제품인 코트디럭스는 초도 물량 3000족이 출시 2주 만에 전량 팔려 추가 물량을 생산하기도 했다.

신발 다음은 옷이었다. 이랜드 스파오와 협업해 만든 ‘스파오×빙그레’ 컬렉션은 메로나 외에도 쿠앤크, 비비빅, 붕어싸만코 등의 제품을 반팔 티셔츠, 썸머 가디건, 썸머 스웨터, 오버핏 셔츠 등 총 16종에 적용했다.

[쿠키인터뷰] 남광현 빙그레 마케팅담당이 밝힌 ‘메로나가 냉동고 밖으로 나온 이유’

이랜드 스파오 측은 출시 전 사전 예약판매에서 초도물량의 35%를 소화했으며 판매 4주차인 현재 주당 목표 판매량을 120%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처음 준비했던 물량의 절반 이상을 추가 주문한 상태다.

이밖에 지난 5월 열린 빙그레 어린이 그림잔치 참가자 기념품으로 한정 생산했던 ‘메로나 칫솔’과 마이스트로우 광고 영상용으로 임시 제작했던 ‘마이스트로우 스프레이’도 각각 8월과 9월 선보일 예정이다.

남 과장은 여전히 제품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다른 MD 제품으로의 확장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냉동고 안에서의 메로나는 그대로 제 모습을 유지하고 밖에서는 여러 형태로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입니다.”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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