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창업칼럼] 최저시급 1만원 시대 임박, 요동치는 자영업 환경

기사승인 2017-08-2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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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업칼럼] 최저시급 1만원 시대 임박, 요동치는 자영업 환경최저임금이 17년만에 최대치로 올랐다. 내년 최저시급은 올해 6470원에서 1060원 인상된 753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현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의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OECD국가중 16위로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줄곧 내세워온 임금인상에 대한 결과치는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16.4%가 인상된 이번 최저시급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겐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경기가 활성화 된 상황 하에서의 임금인상은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이미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현실속에서 재료비, 월세에 이은 인건비의 인상은 자영업자들에겐 ‘사면초가’의 위기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 올 자영업 시장의 변화에 대해 살펴 보자.

역대 4번째 인상률 내년 16.4% 오른 최저임금 7530원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인건비 정도’ 라도 바라보며 장사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내년 최저시급 7530원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인건비 상승에 따른 폐업률 증가와 자영업 포기자들이 대량으로 발생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가 되고 있어서 자영업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및 관련업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인건비 비율이 높아지면 폐업해야 할 처지에 있는 사업장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감성분석 1위, 비싸다

먼저 빅데이터를 통해 최저임금에 관한 인식을 분석해 보았다.

2017년 6월 24일부터 7월 24일 까지 한 달 간의 트위터 281,609건과 블로그 3,987건의 ‘최저임금’ 관련된 ‘감성분석’ 연관어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보니 부정적반응이 긍정적 반응보다 더 많았다.

1위 '비싸다'는 의견이 '차이 없다'라는 2,3위의 의견보다 더 많았다. 4위는 '등골 빼먹다', 5위 '논란', 6위 '부담' 등 부정적 단어들이 상위를 차지했고 7위 '희망', 8위 '희망 주다', 9위'정상적' 이라는 키워드가 그 뒤를 이었다. 기대감 보다는 임금인상과 관련되어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연관어 1위 인상,  2위 자영업자, 3위 정부

최저임금 결정 직후, 최저임금과 관련된 연관어 분석에서는 1위가 인상, 2위가 자영업자로 나타나 자영업자의 걱정이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3위는 ‘정부’ 4위는 역시 ‘자영업’ 5위 ‘형’, 6위 ‘꿀알바’, 7위 ‘소상공인’ 8위 ‘월급’ 9위 ‘알바’, 10위 ‘시급’ 으로 나타났다. 종합해 보면. 자영자와 소상공인의 정부정책에 따른 임금인상에 관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컸고, 꿀알바 등의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관심이 크게 나타났다.


고용자는 수익에 대한 걱정, 피고용자는 실업자 증가 우려

임금인상 이후 7월24일 취업포털 '알바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아르바이트생 3955명과 고용주 6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걱정거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72.9%에 해당되는 아르바이트생이 ‘그렇다’ 라고 답했고, 고용주의 90.5%가 '그렇다' 라고 답했다.

또한 이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일자리 축소’였다. (51.8% 복수 응답) 그 뒤를 이어 고용주의 최저임금 미준수(46.0%), 아르바이트생 고용 축소로 업무량이 증가할 것(34.3%), 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23.7%)도 함께 우려했다.

반면 고용주는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증가’(67.5%)를 가장 우려했고 '야근·주휴수당 등 동반인상 부담'(25.3%)이 2위를 차지했다.

또한 2020년 최저 임금 1만원의 실현에 관한 질문에는 아르바이트생들의 61.3%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말했고 반대로 고용주들의 72%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으로 서로 상반된 반응이었다.

이처럼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생각은 판이하게 대립됐다. 다만 아르바이트생들은 인상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일자리 축소에 대한 걱정도 함께 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의 현장 반응은 역시 ‘걱정’

그동안 세월호, 메르스, 김영란법, AI, 사드 등 크고 작은 국내외 악재들로 인해 자영업 경기가 위축되어 있는 데다가 재료비와 월세도 함께 상승하고 있는 싯점에서 인건비의 상승은 충격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자영업 시장은 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특히 외식업에서는 재료비 다음 두 번째로 가장 크다. 따라서 인건비가 대폭 오른다는 뜻이니까, 그러한 현상만 놓고 볼 때 문제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인건비는 월세와 함께 고정비로 분류하는데 인건비가 16.4% 증가한다는 것은 가령 건물주가 월세를 16.4% 인상해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월세는 매출의 10%를 차지하지만 인건비는 20%를 차지하고 있는 항목이기 때문에 걱정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정부, 최소한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정부는 취약계층과 최저임금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을 증가시켜 소비를 늘리겠다는 바탕이 깔려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특히 기업들이 돈을 풀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해석이전에 근로자의 소득을 올려 ‘인간답게 살아야 할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취약계층의 소득을 올리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라고 보는 견해들이 있다.

이에 관해 한국은행은 “최저임금이 오른다고 해서 평균임금이 그만큼 오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은은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사업주가 고용을 줄여 결국 평균임금은 결국 제자리에 머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에 더해 한국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 및 보완대책’ 보고서에서 2018년 최저임금이 15% 인상되면 기업 등 사업체 전체 인건비 부담은 추가로 0.8%포인트 수준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4인 이하의 음식숙박업은 인건비 부담이 4.35%포인트 늘어나고, 5~9인 규모의 보건복지업은 2.47%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만큼 정부는 임금인상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매출과 소득에 타격이 가지 않도록 현명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자영업시장에서 인건비 상승은 관련업계의 위축도 가져올 수 있어
 
다만 인건비 인상이 가져올 자영업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내년 16.4%의 최저임금인상 결정으로 인해 예비창업자들의 창업 포기자가 발생되고 있다. 특히 인건비에 민감한 편의점 업계의 창업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출상승과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는 기존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불가피해 보인다. 더불어 창업자가 감소되면 인테리어, 공사업체, 주방, 설비 등의 관련업체 등의 어려움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인건비가 올라감으로써 인력의 수를 줄일 수 밖에 없고 자영업자 본인이 그만큼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자영업자들이 육체적으로도 힘든 상황이 발생되는 것이다.

결국엔 인건비 인상은 향후 상품 또는 음식의 가격에 영향을 미쳐 물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소비가 위축되어 매출 하락의 고리로 이어지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료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건비도 오르니 재료비도 상승한다.)

인건비 인상 - 물가상승 – 소비 위축 – 매출하락으로 이어져 – 폐업률 증가의 부정적 시각이 있다. 아울러, 인건비 인상으로 한 인력채용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알바생 고용을 대폭(50%) 줄인다'는 답변이 24.4%로 가장 많았고, '알바생 고용을 어느정도(10~20%) 줄인다"는 응답도 23.9%를 차지했다.

'알바생 고용 대신 가족 경영을 고려하겠다'(20.2%), '혼자 가게를 꾸려나가겠다'(9.7%)는 응답도 이어졌다. 따라서 실업자가 그만큼 발생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고가의 전문점과 소형전문점이 각광을 받게 될 것

인건비의 상승은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이젠 양질의 상품과 객단가 높은 고가의 창업아이템과 인건비가 많이 지출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소형창업아이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가 높고 불경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은 이미 매장에 사람대신 무인주문시스템을 활용하고 작은 음식점에서도 결제와 주문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 무인주문시스템과 셀프서비스 시스템이 확산될 것이 유력하다.

더불어 인력고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푸드테크를 활용한 배달전문점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내년 최저임금 인상과 앞으로도 지속될 인건비의 부담은 현대창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공창업 요소가 될 것이다.

◇이홍구 창업컨설턴트 약력

2003년~현재 창업피아 대표

동국대 외식프랜차이즈 전문가 과정 주임 교수

MBC 무한도전, SBS 해결돈이보인다 등 TV 출연

현재 KBS 1라디오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 창업코너 진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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