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은행원의 길, 비금융 전공자에게도 열려있다”

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경영컨설팅팀 유인식 차장

기사승인 2017-09-19 15:24:36
- + 인쇄
[편집자 주] 해마다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기업과 직무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취업에 있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각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한 생생한 조언을 듣는 ‘듣고 보는 잡(job)’ 기획을 연재한다. 


“은행하면 금융을 전공한 사람들이 일하는 곳으로 선입견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는 금융을 전공하지 않은 금융 비전공자들이 상당히 많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는 점점 이런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은행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는 유인식 파트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현재 기업은행 컨설팅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앞서 환경컨설팅사, 환경공단 온실가스인증센터에서 근무했다. 특히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국제협상 정부대표단으로 활동하는 등 기후 분야의 전문가다. 유인식 파트장을 만나 환경 전문가가 은행원이 된 사연을 들어본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경영컨설팅팀에 유인식입니다. 헤드헌터를 통해 2009년 경력직으로 입행하여, 기업은행과 함께한 지 9년이 되었습니다. 

-기업은행이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점은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은행이죠. 과거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른 은행은 기업 대출을 회수하거나 추가 대출 중지했으나 기업은행만 대출을 회수하지 않고 대출을 추가해주었습니다, 당시 신규대출 여신이 기업은행이 절대적이라는 정보를 본 기억이 납니다. 친구도 보면 힘들 때 옆에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합니다. 말로만 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은행이 다른 은행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행에서 맡는 업무는

은행하면 생각하실 수 있는 영업점 객장 모습과 달리 본점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업무들을 하는데요. 저는 기업은행 중소기업 고객사에 컨설팅·경영 자문을 제공하고, 은행의 그린경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컨설팅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과거의 은행은 기업을 돈을 빌려주고 이자나 투자이익을 얻는 대상으로만 봤던 것 같습니다. 반면 현대사회의 은행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상생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기업과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느냐의 관점인데요. 저희 기업은행은 그 동반자 금융의 모델로서 컨설팅을 하나의 중요한 축으로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보험회사가 화재보험에 가입한 기업에 화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무료로 방재컨설팅이라는 것을 제공합니다. 그러면 기업은 화재가 일어나지 않고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좋고요. 그다음에 보험회사의 경우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니까 좋고요. 서로 간의 win-win 전략이 되는 거죠. 그런데 이것을 은행에 접목해 보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준 기업이 그 돈을 이용해서 부실이 일어나거나 망하지 않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은행에서 지속적인 컨설팅을 제공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기업도 좋고 은행도 좋고,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으로 좋은 그런 1석 3조의 효과가 있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을 동반자로 바라보는 그 시각, 그것이 저희 컨설팅이라고 봐주시면 되고요. 저희가 경영·세무·회계·노무·법률·특허·환경·에너지 분야까지 기업이 경영 활동하면서 있을 수 있는 모든 영역에 대해 60여 명의 전문경영컨설턴트와 세무사·회계사·변리사·노무사 등이 일 년에 1000건 이상의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입행 계기는 무엇 인가요 

제가 전공을 환경을 하다 보니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환경컨설팅사에서 시작했습니다. 환경부 산하에서 환경정책 업무를 수행했고, 운이 좋아 유엔 기후변화협약에서 국제협상 정부 대표단으로 4년간 국제협상 업무도 하면서 유엔지정 심사원 자격으로 해외 환경프로젝트 심사원의 심사업무도 담당했습니다. 이런 것을 하다 보니 아무리 좋은 환경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도 돈을 가진 자, 금융이 움직이지 않고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에 헤드헌터를 통해 기업은행의 소개를 받고 기업은행으로 입행하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기업은행 입행에 큰 고민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단순히 돈을 버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더라고요. 환경적 사회적 국가적으로 더욱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기업의 가치관을 따르고 있으면서, 이 곳 이라면 지속가능 금융경영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리딩하는 은행이 될 수 있겠다. 또 같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기업은행만의 조직문화 특징은 

제가 첫 직장은 민간이고 그다음은 공공기관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둘을 비교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직장인 환경컨설팅사의 경우 상당히 수평적이고 자율성이 보장되면서 밝은 조직문화였다면, 공공기관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수직적이고 어두운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업은행 입행 당시 그런 걱정이 있었습니다. 기업은행도 공공기관이니까 상당히 보수적이고 어두운 보수적인 조직문화 아닐까 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표적으로 퇴근할 때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주변 눈치를 보면서 퇴근을 못 하는 문화가 있는데 기업은행은 그런 문화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회식할 때도 좋은 게 저희는 119라는 표현을 쓰는데 ‘한자리에서 한가지 술로 9시까지 끝낸다’라는 그것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원과 직원 간에 인간적인 문화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공공기관보다 자율성이 보장되며 밝은 기업문화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듣보잡] “은행원의 길, 비금융 전공자에게도 열려있다”-입사를 위한 준비는 

제 사례를 놓고 말씀드리자면, 민간기관에서 공공기관으로 옮기게 된 것은 가치관의 문제였습니다. 민간기관은 돈을 벌기 위한 조직이지만 공공기관은 돈을 버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개인의 가치관이나 비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떤 학문을 더 배워야 한다’ 그런 관점이 아니고, 난 공공성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에 국가에 대한 어떤 공공성을 가지고 있으면, 어떠한 공공기관이라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게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별도의 다른 준비는 

행원으로 입행하고 정상적으로 단계를 밝아온 직군도 있고 저 같은 전문직군도 있습니다. 전문직군으로 보면 금융에 필요한 특정 자격증을 꼭 가지고 입행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금융과 접목해 새로운 가치,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자격증 이런 것과 무관하게 은행은 충분히 저를 선택할 수 있고, 새롭고 좋은 것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는 업무의 비전은 

제가 하는 일이 컨설팅과 그린경영으로 말씀드렸는데요. 그린경영 중에서도 이 기후변화라는 영역이 제가 중점적으로 하는 영역입니다. 최근에 트럼프가 파리협정을 탈퇴했다는 기사도 아마 보신 적 있으실 거 같습니다. 트럼프가 파리협정이라는 것을 탈퇴하기는 했지만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전 지구적 이슈인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지속가능 경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떠나서 환경과 사회적으로 건전한 기업경영을 해야 한다는 그런 지속가능 경영, 지속가능 금융 관점에서 본다면 미래 성장성이나 전망이 대단히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으로만 놓고 보자면 해외, 유럽에 있는 금융기관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금융기관이 조금 더 성장이 더딘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어떤 측면이냐면 환경금융, 기후금융, 탄소금융이라고 지속가능 금융의 한 중요한 축인대요. 그쪽에 대해서 유럽의 IB 은행들은 전담조직을 만들고 이것을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적극적으로 행위를 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금융은 그 정도까지 나아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데 그 패러다임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배출권 거래제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됐고 내년에는 중국도 시작됩니다. 상당히 큰 탄소시장이라는 것이 아시아에 열리게 되거든요. 그러면은 우리나라에 있는 금융기관이 이러한 기후금융, 탄소금융이라는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과 영역이 굉장히 넓을 것 같습니다. 기업은행에 주어진 그 미래 비전이라는 것은 그만큼 크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기업은행이 그 반열에 올리는 것에 있어서 제가 또 해야 할 역할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한 말씀 

저는 환경을 전공했습니다. 그다음에 취업을 바라볼 때 ‘취업할 수 있는 곳이 굉장히 좁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환경을 전공했기 때문에 일반기업에서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업무를 하거나 아니면 환경에 관련된 정책이나 연구를 수행하는 것 이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없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지금 돌이켜 보면 기업과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컨설팅, 정책, 국제협상, 심사를 거쳐 지금은 금융까지 환경이라는 같은 아젠다 이지만 상당히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과 전혀 다른 기업에서 업무를 해왔더라고요, 그래서 먼저 환경을 전공한 분들한테 말씀을 드리자면 좀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환경은 이제 과거의 환경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기업 모든 업종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아젠다가 되었기 때문에 환경을 전공한 사람이 갈 수 있는 영역은 굉장히 폭넓습니다. 그래서 은행만 놓고 보면 환경과 금융을 함께 아는 자가 향후에 금융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 가 생각이 됩니다. 환경 외에 전공자분들에게 한 말씀을 드리자면 은행하면 생각하는 게 금융을 전공한 사람들이 일하는 곳으로 선입견을 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 사례에서도 보시는 것처럼 금융을 전공하지 않은 금융 비전공자들이 상당히 은행에도 많이 있고 앞으로는 점점 많아질 것 같습니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 금융과 상관하는 영역이 금융과 함께 접목되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나가지 않습니까?. 이러한 패러다임이 앞으로는 점점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전공이라는 영역에 국한 받지 말고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꿈과 비전을 기업은행과 앞으로도 함께 해 나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