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정치적 외압 사라졌다… BIFF, 文 방문 계기로 재도약 가능할까

정치적 외압 사라졌다… BIFF, 文 방문 계기로 재도약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7-10-16 1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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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정치적 외압 사라졌다… BIFF, 文 방문 계기로 재도약 가능할까문재인 대통령이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방문해 영화를 관람하고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것은 2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내홍과 외압으로 주춤했던 BIFF의 재도약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을 찾았습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를 일반 관객들과 함께 관람한 후 이언희 감독, 배우 공효진, 엄지원이 진행하는 관객과의 대화(GV) 무대에도 올라 인사했죠. 영화에 관해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여성 문제를 보여줬다”며 “고용인과 피고용인, 가해자외 피해자의 관계인 주인공들이 여성이라는 똑같은 처지에 놓인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에도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덧붙인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소외되고 있으며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며 직접적인 감상을 관객들과 나눴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BIFF 집행위원회 김동호 이사장, 강수연 집행위원장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BIFF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자격으로 제17회 BIFF 개막식에 참석한 바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적 참가 외에도 개인적으로 BIFF에 와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며 “부산 사람이라 BIFF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죠. 또 "근래 여러가지 정치적 영향 탓에 부산국제영화제가 많이 위축됐다고 해서 가슴이 아팠다"고 최근의 BIFF에 대한 안타까움을 밝혔습니다.

앞서 BIFF는 3년간 정치권과 연관된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당초 2014년 영화 ‘다이빙 벨’ 상영 당시 부산시 측과 갈등을 겪었으며,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끝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죠. 이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에 영화계는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들고 일어나며 보이콧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죠. 이후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이 전 위원장에게 배턴을 넘겨받아 2년간 BIFF를 이끌어왔습니다. 그러나 강 위원장과 김동호 위원장이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집행위원회의 영화제 보이콧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 22회 BIFF 개최를 앞두고 두 사람은 “이번 영화제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죠. 올해 이후의 BIFF를 이끌어갈 이는 누가 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유관 단체들의 보이콧은 여전히 철회되지 않은 채 제 22회 BIFF가 개최 중이죠.

이에 관련해 문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에 BIFF가 국제적 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정부와 부산시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정책으로, 영화인들이 최대한 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그 뒤에 이런저런 개입을 하며 (BIFF가 수그러드는)현상이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최대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으며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들에게)맡기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현 정부의 의지를 믿고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아나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당부했죠.

문 대통령의 4일차 BIFF 방문은 영화제 개막식만큼의 시선을 모았습니다. 영화제의 초점이 현직 대통령의 방문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최 이후 영화제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화제가 됐죠. 문 대통령의 방문은 그간 정치적으로 외압을 받아왔던 BIFF측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간 내외적으로 받아온 것이 확실시되던 정치적 외압은 이제 없을 것임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것이기도 하죠. BIFF가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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