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정규직 인소싱 방침에 노조는 ‘속앓이’

입력 2017-11-09 17: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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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창원공장(이하 창원공장)이 추진하려는 정규직 '인소싱' 방침에 이해관계가 얽힌 노조들이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원청업체인 창원공장이 비정규직 공정을 정규직 공정으로 바꾸겠다는 인소싱 방침을 정규직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지회)에 통보하자 비정규직노조(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가 반대하고 나섰다.

창원공장은 차체부 인스톨직 T3T4 스파크 엔진조립 Y4 미션조립 KD 4개 부문 비정규직 공정에 대해 정규직 공정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공정의 외주화 추진에 따른 비정규직노조 부분 파업으로 발생하는 손실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정규직노조는 인소싱을 추진하더라도 하청업체 장기계약직 430여 명에 대한 고용은 보장하되, 단기계약직 250여 명은 계약 기간만큼만 고용을 보장하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하지만 비정규직노조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단기계약직 고용 여부를 두고 양 노조가 이견을 보인 것이다.

비정규직노조는 비정규직노조가 먼저 계약직 해고와 인원축소에 동의하고 구조조정에 날개를 달아주는 배신적 합의를 진행할 수는 없다단기직이 사라지면 다음은 장기직이 될 것이며, 그 다음은 정규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기계약직의 계약 기간만큼의 고용 보장은 결국 단기직 해고에 동의하라는 의미여서, 이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가 인소싱을 반대하는 데는 사측의 노조 탄압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지엠 정규직 인소싱 방침에 노조는 ‘속앓이’

비정규직노조는 사측이 인소싱을 추진하는 공정은 특히 비정규직노조원이 많은 곳이라며 계약해지 등 고용불안을 야기해 결국 비정규직노조를 탄압하려는 것 아니냐며 주장했다.

정규직노조 한 관계자는 저희도 비정규직노조와 회사 간 중재도 하고 적극 개입하는 등 노력했는데 현재는 정규직노조 입장에서 도움을 더 줄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경남지부에도 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개입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단기계약직 고용 보장이 주요 쟁점으로, 원칙적 입장은 같지만 충돌로 가는 듯한 상황은 우려스럽다. 서로 이견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회사도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말고 본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정규직 인소싱 방침을 둘러싸고 노-노 갈등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된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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