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스파컵] ‘3세트 도합 153분’ SKT, 8강전서 그리핀에 2대1 진땀승

기사승인 2017-11-29 20: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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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그리핀을 꺾고 케스파컵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본다면 결코 웃을 수 없는 하루였다. 매판이 고비였고 모든 순간이 위기였다.

SK텔레콤 T1은 29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케스파컵 2라운드 8강전에서 그리핀 상대로 세트스코어 2대1 승리를 거뒀다.

1세트에는 SKT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경기 초반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경기가 중후반 단계에 접어들자 특유의 안정적인 운영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5분경 그리핀 정글러 ‘타잔’ 이승용(엘리스)에게 일격을 맞아 ‘뱅’ 배준식의 바루스를 잃었다. 하지만 9분께 탑·정글 2대2 교전에서의 승리와 14분 ‘페이커’ 이상혁의(탈리야)의 탑 로밍을 통해 2킬을 추가, 평소의 리듬을 되찾았다.

18분 서로의 노림수가 부딪치면서 대규모 전투가 열렸다. SKT가 유리한 구도로 시작했던 싸움이었으나, 그리핀의 어그로 핑퐁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운타라’ 박의진의 마오카이를 제외한 4인이 전사하는 결과가 나왔다.

SKT는 노련미로 위기를 타개했다. 27분경 사이드라인 미니언 웨이브를 상대 본진 깊숙이 밀어 넣은 뒤 내셔 남작을 사냥, 단숨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36분에 재차 내셔 남작을 처치한 이들은 이어지는 대규모 교전에서 ‘래더’ 신형섭의 제라스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무찔러 승기를 잡았다.

장로 드래곤을 사냥한 SKT는 그리핀의 본진으로 진격해 탑·미드 억제기를 철거했다. 그리고 바텀으로 회전해 마지막 억제기를 밀면서 상대를 저항 불가 상태로 만들었다.

2세트에는 그리핀이 63분 장기전 끝에 승리하면서 세트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다. 극후반 내셔 남작 버프를 스틸당하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스플릿 푸시하던 상대 카밀을 끊으면서 게임 흐름을 뒤바꿨다.

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그리핀이 경기 초반을 압도했다. 14분경에는 에이스를 띄웠다. 탑에서 3인을 잡아냈고, 비슷한 시기에 바텀 2대2 교전에서도 2킬을 추가해 마무리에 성공했다.

24분 내셔 남작 둥지 근방에서 상대 미드·서포터를 끊어낸 그리핀은 내셔 남작을 사냥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들은 3분 뒤 또 한 번 2인을 잡아내고 SKT 본진에 무혈입성, 미드 억제기를 부수는 데 성공했다. 이후 SKT가 장로 드래곤과 내셔 남작 버프를 연달아 챙겼으나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하면서 경기는 장기전으로 흘러갔다.

58분 ‘뱅’ 배준식의 애쉬가 내셔 남작 버프를 스틸하면서 경기 주도권이 SKT 쪽으로 넘어갔다. SKT는 버프를 믿고 상대 바텀으로 진격했으나, ‘운타라’ 박의진의 카밀이 스플릿 푸시 도중 전사하고 이어 ‘페이커’ 이상혁의 오리아나까지 일격을 맞으면서 다시금 그리핀이 유리한 고지에 섰다. 5대3으로 수적우위에 선 그리핀은 미드 진격을 선택했다. 그리고 상대 주요 건물을 모두 부수면서 63분 대혈투에 방점을 찍었다.

[케스파컵] ‘3세트 도합 153분’ SKT, 8강전서 그리핀에 2대1 진땀승

SKT의 무딘 창끝이 한동안 그리핀의 방패를 뚫지 못하면서 3세트도 장기전이 펼쳐졌다.

이상혁은 7분께 2킬을 기록했다. 먼저 미드 한복판에서 ‘블랭크’ 강선구의 세주아니와 함께 ‘리헨즈’ 손시우의 미스포춘을 잡았고, 이후 ‘울프’ 이재완의 도움을 받아 ‘래더’ 신형섭의 제라스를 쓰러트렸다. 11분 탑으로 로밍을 시도한 이상혁은 ‘소드’ 최성원의 제이스까지 잡아내면서 3번째 킬을 올렸으나, 곧 자신도 순간이동으로 복귀한 최성원에게 목숨을 내줬다.

그리핀은 5인 전원이 뭉쳐 다니면서 오브젝트 획득·포탑 철거 등의 이득을 챙겼다. 반면 SKT는 ‘운타라’ 박의진의 마오카이 또는 ‘뱅’ 배준식의 애쉬를 스플릿 푸셔로 활용하면서 타협을 시도했다.

SKT는 21분께 미드·정글 2인 내셔 남작 사냥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버프를 믿고 미드 포탑을 부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뒀고, 곧 이어진 전투에서 대패하면서 역으로 자신들의 억제기를 내줬다.

하지만 SKT는 다음 내셔 남작을 처치하면서 다시금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37분 내셔 남작과 장로 드래곤을 모두 사냥한 이들은 그리핀의 탑으로 진격해 억제기를 부쉈다. SKT는 이후 10분간 그리핀의 본진을 두들겼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46분 장로 드래곤 둥지 앞 전투에서 대승을 거둔 SKT는 상대 빈집에 들어가 마침내 넥서스를 부수는 데 성공했다.

상암│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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