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진기자의 톡톡 부동산] 내년 부동산시장에 '쿼트러플'(금리ㆍ대출ㆍ세금ㆍ물량) 악재 온다는데…사실인가요?

기사승인 2017-12-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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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여러분의 주거생활에 도움 되는 부동산 정보가 함께 하는 시간이죠. 이연진 기자와 함께 하는 톡톡 부동산입니다. 오늘도 이연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톡톡 부동산 이연진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연진 기자,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이연진 기자 >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시장 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요. 이른바 쿼트러플 악재라고 해서 규제. 대출, 금리, 물량 등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요소들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의 8ㆍ2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2018년 부동산 시장은 여러 변수가 기다리고 있고요. 그 변수들은 모두 시장을 옥죄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요. 지난 수년간 저금리 호황을 톡톡히 누려온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연진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연진 기자, 일단,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떻게 나와 있나요?

이연진 기자 >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데요. 악화되는 시장 환경 탓에, 내년 주택시장 거래량이 줄어들거나 집값이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8·2 대책을 통해 대출 한도 제한이 올라간 상태여서, 아무래도 신규로 주택을 취득하려는 이들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요. 거래량은 지금보다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내년에는 지금껏 흔들림 없던 집값과 전셋값이 떨어질 수도 있을까요?

이연진 기자 > 네. 내년 전국의 집값과 전셋값이 올해보다 각각 0.5%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집값은 보합세를 유지하겠지만 지방의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서울 주거용 부동산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며 보합세를 유지하지만, 지방에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1.0% 하락해, 전국 집값이 0.5%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방의 집값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데요. 집값과 함께 전셋값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이연진 기자 > 전셋값 하락 배경으로는 늘어나는 준공 물량을 들었습니다. 내년에 준공되는 아파트는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40만 가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준공 물량 증가로 자금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이죠. 많은 청약자가 중도금과 잔금을 납입해야 하는 만큼, 시장 자금 흐름이 경색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입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자금 흐름도 나빠질 수 있다는 건데요. 그러고 보면, 여러 가지 악재 요소가 많이 기다리고 있어요. 일단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죠?

이연진 기자 > 네.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우선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각종 규제 대책을 쏟아낸 영향이 큽니다. 그래서 투기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층도 우왕좌왕하고 있는 데다, 주택 공급은 오히려 넘치고 있죠. 또 부동산 경기의 바탕이 되는 국내 경제도 불확실성에 휩싸였는데요. 경제성장은 둔화됐고 추후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고, 북 핵문제, 중국의 사드 보복 등 대외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체적으로 봐도 여러 악재와 변수가 많아,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그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볼게요. 먼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네. 16개월째 동결돼 있는 국내 기준 금리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발표된 한국 3분기 경제 성장률은 1.4%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요. 그 동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뚜렷한 성장세를 금리 인상 전제 조건으로 제시해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를 금리 인상 임박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인상을 공언하고 있는데다, 1400조원에 달하는 부채 규모도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만약, 기준 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도 일제히 따라 오르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대출 관련해서 알아볼게요. 서민들이 집을 사는 데 꼭 필요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죠?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실질 금리는 2014년 1% 아래로 떨어진 뒤 줄곧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는데요. 2016년 4분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명목 금리는 상승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1% 대에 머물렀습니다. 낮은 금리는 빚을 내 집을 사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고, 실제로 2014년에 비해 2016년 자가 주택 비중은 3.2%포인트 올랐는데요.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5%를 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사실 금리 인상은 공공연한 사실일 뿐, 그 속도가 문제였는데요. 그동안 금리가 낮기 때문에 대출을 많이 받았고, 집을 사는 사람들도 늘었지만, 그만큼 투자 수요도 늘어났어요.

이연진 기자 > 네. 박근혜 정부 당시 완화한 대출 규제는 투자 수요도 부추겼는데요.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집을 살 때 LTV 주택담보인정비율을 50%이상 끌어다 쓴 비중은 2014년 23.7%에서 2015년 31.8%, 2016년 30.0%로 증가했습니다. 전체 주택거래에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비중도 2014년 6.7%에서 2016년 14%로 크게 늘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죠. 대출 부담이 커진 것은 물론, 정부의 규제로 대출을 받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되었어요.

이연진 기자 > 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지금까지 추세보다 1%포인트 낮은 8%이내로 낮춘다는 계획이고요. 내년부터 신 DTI 총부채상환비율과 DSR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실시되면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지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금리가 올라가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출을 무리하게 끼고 집을 사는 건 아무래도 가계 경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원인이 될 텐데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에 이어 세금 폭탄도 기다리고 있죠?

이연진 기자 > 네. 내년 4월 시행이 예고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내년 4월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매도하는 주택의 양도세율은 현행 기준보다 최고 20%포인트까지 높아지게 됩니다. 또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 보유세 문제도 감안해야 하고요. 사실 8ㆍ2대책은 5년간 나올 대책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강한 대책인데요. 아무래도 시장은 서서히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하지만 그런 고강도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청약 시장은 높은 경쟁률과 고분양가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달라질까요? 영향을 받는 건, 분양권도 마찬가지일까요?

이연진 기자 > 분양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행 분양권 전매세율은 1년 이내의 경우 차익의 50%, 1년 이상에서 2년 미만 40%, 2년 이상 6∼40%를 적용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일괄로 적용되는데요. 보유기간과 관계없이 양도세율을 50%로 적용하기 때문에, 연말 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증가하면서, 시세에 하방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에 이어,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고, 내년 4월 양도소득세 중과 등 추가 규제 시행도 앞두고 있어 부동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또 입주 물량 증가도 남아 있어요. 세금과 금리, 대출 요인이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면, 앞으로 예정된 입주 물량은 공급 측면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부동산 시장 환경을 만들 것으로 보이거든요. 이연진 기자,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올해 약 38만 가구에 달한 전국의 입주 물량은 내년 44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그건 2000년에서 2017년까지의 평균인 29만 4000가구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22만 가구가 수도권 입주 물량입니다.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중도금 대출과 이후 중도금 대출 해지 및 잔금 납입 과정에서 축소된 유동성으로 인해 미분양, 잔금 미납 같은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요. 또 새 아파트가 침체되면 기존 주택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과거 호황기에 쏟아졌던 분양 물량이 올해 들어 한꺼번에 입주를 시작하고 있는 건데, 과도한 입주 물량이 오히려 주택시장 분위기를 냉각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집값이 오를 줄 알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이들의 경우, 대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원리금을 갚기 빠듯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겠어요.

이연진 기자 > 그럼요.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집주인을 중심으로 하우스 푸어가 속출할 수 있습니다. 하우스 푸어란 집주인이지만 대출금 상환 부담 때문에 가난하게 사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2~3년 전부터 집값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잊혀지기 시작했지만, 이대로라면 언제든 하우스 푸어들이 양산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 톡톡 부동산에서는 내년 부동산 시장 상황을 전망해 봤는데요. 대출 및 규제, 금리 인상, 공급 확대 등이 예고되어 있는 데다, 세금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까지 합세하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내년 시장 전망은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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