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연내 적폐청산 수사 마무리” 발언…靑·與 반발

기사승인 2017-12-07 10: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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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연내 적폐청산 수사 마무리” 발언…靑·與 반발'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문무일 총장 발언의 파장이 만만치 않다. 

문 총장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수사의 기한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 안에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사회 전체가 한 가지 이슈에 너무 매달렸는데, 이런 일이 오래 지속하는 것도 사회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문 총장과 수사를 맡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균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적폐청산 수사를 두고 문 총장과 윤 지검장의 입장 차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로 각각 피의자, 참고인 조사를 받은 변창훈 검사와 정치호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반발이 심해지자 문 총장이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문 총장 발언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바로 다음 날인 6일 "주요 적폐수사를 올해 안에 끝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속도를 내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얘기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적폐청산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최고위원은 SNS에 항의성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며칠 안 남은 올해내로 주요 수사 마무리가 가능하겠나요? 오히려 졸속이 되어 무죄 날까 봐 우려스럽습니다. 그리고 공수처는요? 언급이 없으셔서요"라고 말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은 "적폐 청산이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식의 프레임은 저쪽의 구도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시간을 정해놓고 언제까지 한다 안 한다는 말이 안 된다"면서 "적폐청산이 무슨 식당 메뉴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역시 같은 날 "연내 수사 마무리 방침은 미완의 수사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적폐청산 수사는 아직 마무리할 때가 아니다"라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적폐청산 수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화이트리스트, 군 사이버사 댓글 의혹 등 국정원이나 국방부가 수사 의뢰한 의혹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직권남용 등 의혹, 세월호 상황보고 일지조작,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등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적폐청산 수사 꼭대기에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연내 소환 조사도 아직 시기상조라는 관측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국정원 댓글 수사 지시·관여 의혹, 군 사이버사 정치개입 의혹, 자동차부품사 다스 관련 직권남용 의혹을 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수사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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