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KBL 석연찮은 심판 판정… 끊이지 않는 홈콜 논란

KBL 석연찮은 심판 판정… 끊이지 않는 홈콜 논란

기사승인 2017-12-07 16: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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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KBL 석연찮은 심판 판정… 끊이지 않는 홈콜 논란

[옐로카드] [레드카드]는 최근 화제가 된 스포츠 이슈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되짚어보는 쿠키뉴스 스포츠팀의 브랜드 코너입니다. 

석연찮은 심판 판정은 KBL의 해묵은 논란거리다. 올 시즌도 벌써부터 곳곳에서 잡음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전주 KCC의 경기가 열렸다. 공동 1위간의 진검승부라 팬들의 관심도가 높은 경기였다. 실제로 양 팀은 3쿼터 중반까지 팽팽한 시소게임을 펼치며 체육관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66대61로 SK가 근소하게 앞선 상황. 갑작스레 휘슬이 불렸다. KCC 이정현에 파울이 선언됐다.

3쿼터 종료 약 25초를 남겨두고 이정현이 속공 상황에서 공격자 반칙을 범한 것이다. 파울이 선언 됨에 따라 이정현의 득점은 무효가 됐다. 이정현은 두 팔을 벌리며 즉각 심판에 항의했다. 경기장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느린 화면으로는 이정현의 슈팅 과정이 그저 가벼운 충돌 쯤으로 보였지만 심판은 이정현이 팔꿈치로 SK 최부경을 가격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추승균 KCC 감독은 정장 상의를 벗어던지며 판정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자 심판은 추가로 테크니컬 파울까지 선언했다. 이로 인해 팽팽했던 승부의 추가 SK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심판 판정이 게임의 분위기를 바꿔놨다"며 화를 쉽게 가라앉히지 못했다.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승리팀인 SK도 도리어 머쓱해졌다. 문경은 SK 감독은 승장임에도 경기 후 심판 판정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판정은 번복이 안 되는 것이다"며 우회적으로 판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경기 막판 코트가 선수들간의 마찰로 소란을 빚기도 했다. 판정에 흥분한 KCC 선수들이 과격하게 플레이했고 이 과정에서 SK 최준용과 충돌해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물론 이정현에 대한 판정이 달라졌다고 해서 KCC가 승리를 가져갔을 거란 보장은 없다. KCC는 지속적인 턴오버와 하승진의 실책성 플레이로 빈틈을 보이던 차였다. 하지만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패자인 KCC는 결과에 쉽사리 승복하지 못했다. 승자 SK 또한 마냥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없게 됐다.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홈 팀에 유리한 판정을 해준다는 '홈콜'에 대한 의심은 일부 팬들 사이에선 이미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93경기를 치른 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홈 팀의 얻은 파울 개수는 1696개인 반면 원정 팀의 파울 개수는 총 1817개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자유투 유무 파울 차이도 826개와 921개로 차이가 있다. "홈 팀 승률을 늘리겠다"는 KBL 총재의 발언과 홈콜의 연관성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잖다.

실제로 이날 SK와 KCC의 경기에서도 판정의 흐름이 지나치게 SK 쪽으로 기운다는 인상을 받았다. SK에겐 이날 19번의 파울이 선언된 반면 KCC에는 무려 30번의 파울이 선언됐다. 자유투 역시 SK가 25개를 받아 16개를 얻은 SK보다 훨씬 많았다. 심판 판정의 편파성을 가장 정확히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코트 위의 선수들이다. 어쩌면 KCC 측의 과격한 행동은 지속적인 판정 불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홈콜 논란이 화두로 떠오르자 김 총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홈 팀 승률을 늘려야 한다는 말은 와전된 것"이라며 논란을 부정하고 나섰다. KBL 역시 "매 경기 심판 콜을 확인하고 분석한다"며 논란에 반박했다. KBL과 김 총재가 의도적으로 판정을 조작했다고 믿고 싶진 않다. 하지만 홈콜에 대한 의심이 발생하는 원인은 짚어봐야 한다. 

프로농구 심판의 자질 논란에 대한 지적은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 기본적인 터치 아웃, 트래블링을 지적하지도 못하는 심판들의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승부처에서의 오심으로 경기 향방을 바꾸는 일도 허다했다. 실수가 반복됐으나 징계나 개선은 없었다. 판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시즌만 해도 DB의 이상범 감독은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벌금을 부과받았다.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퇴장까지 당했다. 누적된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앙금을 더 키우고 있다. 

현재 프로농구는 국가 대표팀의 연이은 활약으로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수준 높은 경기, 치열한 명승승부가 자주 연출돼야 할 때다. 석연찮은 심판 판정이 명승부를 망치고, 더 나아가 팬들에 실망감을 안겨주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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