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마트 서비스 듬뿍 녹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기사승인 2017-12-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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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은 세계 공항의 국제연합(UN)으로 불리는 국제공항평가협의회(ACI)가 주관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최고의 공항이다. 더 이상 평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1개의 터미널만으로는 인천공항의 우수한 서비스 지속을 위해 부족했다. 이미 세계 유수의 공항들은 복수 터미널을 운영한다. 미국 뉴욕JFK 공항은 8개 터미널, 일본 나리타공항은 3개의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이제야 인천공항도 공항 명성에 걸맞게 제 2의 터미널이 생긴다.

12일 인천공항의 넓은 공항로를 따라 2018년 1월 18일 오픈을 앞둔 인천공항 제 2터미널에 도착했다. 해가 떠오르는 방향인 동편 출입문으로 들어가자, 공항의 A~H까지 8개의 탑승수속 게이트가 한 눈에 들어왔다. 천장을 올려다보니 자연 채광할 수 있도록 대다수가 유리로 되어 있었다. 맹성수 대한항공 제2터미널 TF팀 부장은 “상당부분 전기 절약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빠른 출국, 고객 편의 최우선…패스트트랙 도입 필요성 강조

인천공항 제 2 여객터미널(T2)은 스카이팀 전용 터미널이다. 스카이팀은 2000년 설립된 여객분야의 항공 동맹을 말하는데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사가 창설했다.

현재는 중국동방항공, 세계 최초의 민간항공사인 KLM 등 14개 회원사가 속해 있다. 스카이팀은 공동 운항을 통해 169개국 900곳의 목적지로 약 1만4000여편의 항공편을 연결해 제공한다. 마일리지 적립과 라운지 이용 등의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한다.

제 2여객터미널에는 4단계 공사가 완공되는 2023년 전까지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 4개 항공사가 우선 이용한다. 이들 항공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기존 제1여객터미널이 아닌, 제2여객터미널로 가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 게이트와 입점 점포들의 공사가 덜 끝난 상태였지만 체크인존은 대다수의 작업을 마친 상황이었다. 이 구역은 제 2터미널이 스마트 IT 공항임을 표출하는 핵심 장소였다. 체크인 시스템부터 달랐다. 고객이 공항에 도착해 직접 여권을 찍으면 발권과 자리 이동이 가능한 셀프 서비스 존이 22대, 일반 카운터에 20대, 수하물 탁송 전용 카운터에 20대 등 키오스크(KIOSK‧무인탑승수속기기)가 총 62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스스로 짐을 탁송할 수 있는 셀프 백 드롭(Self Bag drop)기기도 34대가 설치돼 있다. 이를 이용하면 탑승수속 시간도 짧아질 뿐만 아니라, 탑승수속카운터 수요와 키오스크 탑승수속 수요가 서로 분산돼 빠른 탑승수속이 가능해진다.

탑승수속카운터 상단부의 정보를 전달해주는 카운터가 한 존마다 쪽 이어져있어서 고객들의 시야가 확보돼 빠르고 편리하게 터미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작지만 큰 배려도 돋보였다. 제 1여객터미널에서는 승객이 체크인 시 저울에 짐을 올리는 높이가 25㎝로, 트렁크나 짐을 자신의 발목까지는 끌어올려야했다. 제 2여객터미널에서는 이 단차를 10㎝로 낮춰 고객들이 무거운 짐을 높이 들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짐이 투입됐을 때 벨트 속도도 4배 빨라졌다. 제 1여객 터미널의 경우 분당 90m가 이동하는데 이곳은 분 당 420m 이동했다.

공간 활용도는 높아졌다. 출·입국장이 여러 개로 분산되어 효율적 운영이 어려웠던 제1여객터미널과는 달리 제2여객터미널에서는 출·입국장을 각각 2개씩으로 집중 배치해 접근성을 강화하고 대기 시간을 줄였다.

동편 끝 쪽 H존의 경우 단체여행객을 수용하는 공간이었다. 맹 부장은 “T2(제2여객터미널)가 T1(제1여객터미널) 규모의 71%밖에 안 되지만 스마트 IT 서비스 도입으로 T2에서 탑승수속 시간, 출·입국 시간, 환승시간은 대폭 줄어들어 T1 대비 출국 시간이 평균 약 20분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 T1이 4000만의 고객을 수용할 수 있지만, T2의 경우 4500만 고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승객들이 머무르는 공간이 넓었다. 공항관계자는 “총면적은 T1보다 작지만 승객들이 머무르는 공간은 T1대비 125~130%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공항 중심으로 양쪽에 교통약자우대출구와 패스트트랙 출구가 2개씩 있었다. 패스트트랙은 교통약자에게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탑승 수속 우선권을 주는 항공여행의 특성상 영유아 동반 가족도 비행기 탑승의 우선 대상이 된다.

특히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은 비즈니스 차 국내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탑승우선권을 주는 것인데 세계 주요 20개 공항에서 이미 시행 중인 서비스로, 우리나라도 이미 10년 전부터 도입을 추진했지만 국토교통부는 국민 정서상 당장은 어렵다며 도입을 미뤄왔다.

맹 부장은 “T2에는 시설이 완비됐으니 비즈니스 수요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부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항 안(IN) 친환경적 공간 마련…대한항공 라운지에선 1인 휴식 공간

이코노미 좌석을 예약한 고객으로 가정하고 탑승수속을 직접 해봤다. 아직 공항이 공사 중이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게이트를 통과하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고객들이라고 감안하고 테스트해보니 15분이 소요됐다. 

제 2터미널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대한항공만의 특별한 수속 편의 시설도 있다. 하이클래스 고객들을 위한 특화된 탑승 수속 시설이다. A존에서 일등석 승객을 위한 ‘프리미엄 체크인 라운지’와 프레스티지석 승객 및 밀리언마일러클럽, 모닝캄프리미엄클럽 회원을 위한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을 제2여객터미널에서 운영한다.

탑승 수속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 대한항공 라운지로 이동했다. 공간은 분리되어 있고 공사가 한창이었다. 단 가구배치와 설명을 통해 차별화된 1명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마련된다. 1등석 탑승객만을 위한 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비롯해 프레스티지석 승객들을 위해 서편 400석, 동편 20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조성한다.

관계자는 “1명의 고객을 위한 안마의자, TV라운지, 샤워실, 패밀리실, 셀프바 등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탑승게이트를 따라 이동하면 친환경  대규모 실내 정원 등을 조성되어 있었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환승하는 승객들이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도 보였다. 실내정원에서는 앞쪽에 탁 트인 전명 창을 통해 터미널 내의 항공기들을 볼 수 있었다.

미국 LA로 출국했다고 상상하고 입국 게이트로 들어왔다. 에스컬레이터를 2개를 타고 이동하면 입국 심사 장소가 바로 나온다.

입국 심사에도 스마트 기술은 적용된다. 바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이동하면 수하물을 찾을 수 있다. 수하물 벨트는 한쪽 면이 아니라 양쪽에서 짐이 나오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짐을 찾을 수 있었다.

공항 관계자는 “수하물이 클라임업 방식, 즉 짐이 벨트를 타고 올라가는 시스템이라 기존에 위에서 떨어지는(드랍다운) 방식보다 짐이 훼손될 확률이 훨씬 적다”며 “스마트폰, 블루투스 등으로 짐의 위치도 찾을 수 있고, 벨트 앞 전광판에서 실시간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르포] 스마트 서비스 듬뿍 녹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 평창 동계올림픽 맞춰 개항…일반 승객뿐만 아니라 선수단 수하물 처리 대비 필요

대한항공은 제2여객터미널의 철저한 이전은 물론 조기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은 “대한항공이 새로운 시설(T2)로 와서 안전, 보안이 강화됐다”며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고객들이 편리하게 제2 터미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터미널을 잘못 찾는 승객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내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자가 운전의 경우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제2여객터미널 이정표 표지판을 따라 별도의 신설도로로 가면 된다. 도로 표지판 밑에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항공이라는 표기를 하는 조치도 됐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제1여객터미널을 거쳐 제2여객터미널로 가기 때문에 철도는 약 7분, 버스는 20분가량 추가 소요된다.

따라서 터미널을 착각해 항공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승객 본인이 이용하는 항공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사전 확인하는 것은 물론 대한항공에서는 터미널 위치의 정확한 안내를 한다. 이티켓(e-Ticket)에도 터미널 안내 정보를 추가하는 한편 진하게 표기한다.

또한 탑승이 가까운 시점에 일괄적으로 SMS 과 알림톡 등을 통해 탑승 터미널에 대한 정확한 안내를 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때 세계 선수들이 입국할 때 루지, 스키 등 각종 장비 등 선수 개인 용품이 많은 것을 감안해 수하물 시스템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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