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지주 회장들 연임 과정 검사…“승계프로그램 형식적”

기사승인 2017-12-13 15: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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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지주 회장들 연임 과정 검사…“승계프로그램 형식적”금융감독원이 KB금융·하나금융 등 금융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 대한 검사에 나선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 추천 구성에서 불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이 올해 들어 일부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를 실시한 결과 CEO 승계작업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최 원장은 설명했다. 

최 원장은 “(검사 결과) 내‧외부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데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 승계프로그램도 형식적일뿐 이었다”며 “승계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배구조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이사회에 설명도 하고 내외부적으로도 밝혀, 금융지자가 감독기관의 자문을 통해 자율적으로 내부에서 결정된 룰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 원장은 현직 회장이 회장추천위원회에 참여하고, 내부 후계자 양성에 대한 프로그램이 전무한 국내 금융지주CEO 승계 과정의 문제들을 꼬집었다.

그는 “회추위에 현직회장이 들어가 연임을 하고 있다. 상식선으로는 현직이 연임 예정일 경우 회추위에서 배제된다. 그런데 이걸 어느 지주사도 지키지 않고 있다.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니 금융위원장이 셀프추천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 후계자양성에 대한 프로그램도 전혀 없다. 적어도 금융지주사 회장이 되려면 증권, 보험 등 다른 여러 분야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후계자들이 한곳에만 계속 있다. 후계자에게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결국 회장 후보로 본인만 남는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 같은 문제에 따라 승계프로그램에 구체적이고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다. 따라서 승계 프로그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금융지주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 원장은 이러한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가 관치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저해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특정 개인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는다. 금융회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내부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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