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집단 사망, 진짜 원인은 시스템 붕괴"

기사승인 2018-01-12 17: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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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원내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밝혀졌다. 이번 결과로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신생아중환자실(NICU)의 시스템 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12일 의료계는 이번 사건을 두고 ‘예고된 참사’라고 평했다. 특정 병원과 특정 의료진의 과실로 결론 짓는다면, 또 다시 같은 사건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오후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료기관과 의료인이 감염관리에 만전을 기하기에 부족함 없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특단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은 5명이 할 일을 2명이 감당하고 있었으며, 당직근무 체계조차 무너진 상태였다며, 이 같은 열악한 환경은 다른 대학병원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의협은 “정부는 일선 의료현장의 감염관리 인력과 장비 및 재료, 시스템 등의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여 현실에 맞게 질 관리 수준을 대폭 향상시켜야 한다”며 “감염관리를 위해 투자하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국가가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며, 그에 따른 충분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도 의료인력 등 제반 업무 환경의 개선을 요구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그동안 열악한 신생아 중환자실의 의료환경을 위한 국가의 투자는 오로지 시설과 장비에만 쏟아졌고 병상증가에만 치중해 시스템 개선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신생아 집단 사망과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병원의 중환자실 인력과 장비, 근무조건 기준을 현행보다 대폭 강화하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도 이대목동병원 사태의 본질은 ‘의료시스템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턱없이 낮은 보건의료 예산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A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호소문을 통해 “감염 관리는 인력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돈이 드는 문제다. 그러나 우리의 시스템은 인력이 없고 돈도 들고, 투자한 만큼 병원이 손해를 계속 보는 구조”라며 “모든 것은 인력과 돈의 문제다. 충분한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합당한 수가를 받으면 교과서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호소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일본은 신생아중환자실 아이 1명당 간호사 2명과 소아과전문의 1명이 돌볼 수 있게 시스템이 돼있다. 그러나 이대목동병원은 간호사 1명이 여러 아이들을 케어하고 있었다. 또  신생아중환자실에 훈련된 간호사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3년이상 경험있는 간호사가 없다"며 "결국 보건의료 제도상의 문제로 발생한 일"이라며 힘 줘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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