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증권·회계업계 반응 ‘희비’

기사승인 2018-01-1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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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증권·회계업계 반응 ‘희비’

중소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수혜 업종의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방안이 코스닥 투자 증가에 따른 거래대금 상승으로 수탁수수료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어 코스닥 시장 상장 요건완화로 인한 IPO(기업공개)가 활성화되면서 IB(기업금융) 시장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회계업계 일각에서는 재무적으로 부실한 기업에 대한 상장을 완화할 경우 그에 따른 리스크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상장 여건 완화하면서 부실 기업에 대한 감사를 강화한다는 것도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부의 ‘코스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이 발표되면서 자금 유입의 기대감으로 유래 없는 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0.54p(2.41%) 오른 873.05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02년 4월 이후 약 15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이미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것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새로운 지수 발표(KRX300), 연기금 투자 차익거래 시 적용되는 증권거래세 면제 방안 추진 등을 고려하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다수다. 이어 ▲상장 여건 완화에 따른 IPO 활성화 ▲수탁수수료 증가 등도 호재라는 평가다.

KB증권 리서치센터 유승창 연구원은 “신규 벤치마크 지수로의 편입 기대감과 상장 기업수의 증가 등은 거래대금 증가를 수반하기에 증권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수수료율의 하락으로 과거에 비해 낮아졌지만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여전히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 상장 요건 개편(완화)로 IPO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정부 발표에 따르면 상장 요건 개편으로 늘어나는 잠재 상장 대상의 기업 수는 7246개로 기존 대비(4454개) 62.7% 늘어났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장주관사의 풋백옵션 의무 부담이 완화됨에 따라 증권사가 부담해야할 리스크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IBK투자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세제 혜택 및 연기금 증권거래세 면제 등은 간접투자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 증권사 자산관리부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정부의 정책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국내 증시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정부의 정책은 안정성 보다 기술(모험성)을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성장동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기술 중심의 벤처기업 활성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기금 투자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에 있는 주도주 대부분이 제약·바이오라는 점에서 리스크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회계업계 반응은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은 환영하지만 회계업종의 특수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코스닥 상장 여건을 완화하면서 감리를 강화하는 것은 회계법인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거래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코스닥 상장기업에 대한 감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분식회계 과징금의 상한선 폐지 ▲외부감사를 도입과 감사의견을 변경 ▲계좌추적권을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C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 감사가 강화되면 회계법인의 인원의 투입이 많아지고 금전적·시간적 부담도 늘어난다. 결국 회계법인의 수익성 문제에도 직결될 수 밖에 없다”라며“재무적으로 부실한 기업의 감사를 한다는 것은 회계법인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 상장 여건 도입이 긍정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회계 투명성도 고려해야 한다. 상장 여건을 완화하면 결국 퇴출 기업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라며 “회계법인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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