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추위, 차기 회장 선임 강행…“원인은 회장 자격 상실 여부”

기사승인 2018-01-16 1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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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회추위, 차기 회장 선임 강행…“원인은 회장 자격 상실 여부”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금융당국의 중단 권고에도 회장 선임 절차를 강행했다. 이를 두고 하나금융 회추위가 김정태 회장이 연루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판결이나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회장 선출 과정을 급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추위는 전날부터 16명의 차기 회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과 15일 후보자 중 한명인 김 회장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검사가 마무리되는 2주 가량 차기 회장 선임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하나금융은 당국의 이러한 요구를 ‘관치(官治)’로 보고 선임 과정을 강행하고 있다. 하나금융 자체 승계절차에 따라 정상적인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개입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융회사 CEO 선임에 관여하는 관치는 이 정부가 그렇게 반대하던 전 정부 적폐의 또 다른 모습이자 더 심각한 양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회추위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너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된다. 당초 최순실 국정논단 사건의 선고 기일이 1월 26일로 예정돼 있었으며, 이에 앞서 김 회장의 3연임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일정이 촉박해 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하나 금융정의연대 변호사는 “지금 회추위가 18일 만에 16명에 대한 평판 검증, 인터뷰, 등을 모두 하겠다는 것은 최순실 공판과 밀접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2월로 연기됐으나 당초 최순실 선고 기일이 1월 26일 이었다. 1월 26일 이전에 회장 선출이 완료돼야 하는 것은 판결문에 김정태 회장이 연루된 하나은행 이상화 전 본부장에 대한 인사개입 문제가 공식적으로 표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화 인사개입 사태는 최순실의 부탁을 받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이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원장을 통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이 전 본부장의 승진과 조직개편을 요구했고, 김 회장은 은행 부행장을 통해 이를 실행했다는 의혹이다. 김 회장은 최순실 재판에서 이를 일부 인정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김 회장과 함영주 현 하나은행장이 관여했다고 의심받는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을 검사 중이다. 아이카이스트는 박근혜 정부에서 ‘창조경제 1호’ 기업으로 선정된 곳. 또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검사가 진행 중이다. 따라서 선임 절차를 늦출 경우 금감원의 검사 결과 및 최순실 국정논단 판결 등에 따라 김 회장의 회장 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영국 변호사는 “최순실에 대한 선고가 2월달에 되면 검찰에서는 김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그러면 은행법 위반과 직권남용죄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은 데 그 때는 금융회사 임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 특히 그 직을 가지고 있더라도 자격을 상실하면 직을 잃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추위가 김 회장을 추천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선임 과정을 강행하고 있는 회추위에 대한 책임론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만약 하나금융의 CEO 공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는 선임 절차를 강행한 회추위에 있다는 것이다. 김하나 변호사는 “금감원의 보류 요청에도 회추위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결정했다. 금감원도 추후 CEO리스크가 불거진면 책임은 회추위가 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추위는 이러한 사태에 대해 즉각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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