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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생아 집단사망이 낮은 수가 때문이라는 의료계

수가 인상위해 편들어주기 나선 의료계 ‘의료윤리’와 '국민신뢰'는 어디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1.26 00:02:00 | 수정 : 2018.01.25 15:42:23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으로 그동안 곪아왔던 종기가 터지듯 의료체계의 많은 문제점도 드러났다

우선 감염에 취약한 의료 환경이 드러났고, 의료인력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미흡한 정부의 지원도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병원의 책임회피와 사건축소 시도로 의료기관의 부도덕함이 다시 도마에 올랐고, 의료계의 편들기는 국민을 도외시한 이기주의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상급종합병원에서 사건이 발생해 공신력이 있어야 할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도와 복건복지부의 상급종함병원 지정제도는 불신제도로 추락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저수가’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시작은 신생아 사망 원인으로 지질영양주사제가 거론되자 의사협회장이 해당 약제 투여시 급여기준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은 이러한 급여기준과 삭감 등의 총체적 원인으로 ‘저수가’가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의사협회장이 지적했던 약제의 삭감기준은 틀린 내용이었다. 100ml 용량에서 20ml만 투여해도 1병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고 있었지만 의사협회장이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삭감 때문에 약을 재사용 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지적을 했고, 이는 그동안 삭감에 힘들어했던 의사들의 공분을 일으킨 것이다.

의사협회장의 지적은 틀린 것이었지만 의료현장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삭감으로 최선의 치료를 힘들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같이 공감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문제는 이로 인해 이후의 상황이 더욱 심각해 졌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많은 그룹들이 저수가로 인해 환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하는데서 더 나아가 이번 신생아 집단 사망의 책임은 저수가 구조를 만든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을 죽이고 나라가 일한 대가를 제대로 안줬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다. 더군다나 강도가 아닌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료인으로 하는 주장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당혹스럽다.

또 ‘저수가 상황에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민들이 이제부터 병의원을 찾을 때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오라는 것밖에 안되고, 의료기관과 환자의 신뢰를 깨뜨리는 선언과 같이 느껴진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의 주장을 보자. ‘이번 집단 사망사건의 직접적인 이유는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인 인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시설이나 장비가 없거나 낙후해서도 아니며, 의료수가가 낮아서도 아니다. 부주의로 지질영양주사제 분주나 주사 과정에서 시트로박터 프룬지균이 발생했고, 패혈증 증상을 보인 환아 4명을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해 사전에 발견하고 치료해야할 법정 당직의사 5명 중 3명은 병원에 아예 출근조차 하지 않거나 늦게 출근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이 사실이라면 해당 병원은 법적 기준도 어겼고, 환자를 제대로 처치도 못했고, 관리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수가 때문이라고 하면 수가를 의료계가 주장하는 대로 ‘정상화’ 됐을 때 모든 책임도 질 각오가 돼 있는지 되묻고 싶다.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부가 수가로 보상을 완벽히 해줬을 때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병원의 민·형사적 책임 아니라 수가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의료계도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기사를 쓰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기래기’다. 그동안 언론이 해왔던 잘못을 생각하면서 불만은 많지만, 기사의 내용이 잘못도 없지만 가만히 듣고 있다. 언젠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서.

의료계도 불법 리베이트, 사무장병원, 과잉진료, 허위부당청구, 면허대여, 쉐도우닥터 등 많은 불미스런 사건들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모든 책임을 정부에 전가하는 듯한 모습은 잃어가는 신뢰의 속도를 가속화할 뿐이다.

문제를 지적할 때는 정확히 사태를 파악하고, 자잘못을 따지는 것이 우선이다. 또 의료계가 강조하는 ‘근거’(Evidence)를 가지고 문제를 지적해야 하며, 이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대안을 요구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의료계에 문제제기를 이해하고 힘을 실어줄 것이다.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시작하는 의료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인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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