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 감소 착시효과?…부진 여파 '지속'

기사승인 2018-02-01 05:00:00
- + 인쇄

대형건설사,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 감소 착시효과?…부진 여파 '지속'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의 해외건설 부진 여파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저가수주로 어닝쇼크를 반복하다 미청구공사 금액을 줄이며 리스크 해소에 나섰지만, 전체적인 규모만 축소 됐을 뿐 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토목, 플랜트 부문의 미청구공사 손실이 줄지 않고 있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최근 2~3년간 보고서를 보면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이 감소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 3분기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1개 건설사 미청구공사금액은 모두 11조원 규모로 지난해 3분기 12조원보다 5% 감소했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가상승이나 설계변경 등으로 시공비가 증가했지만, 발주처가 인정한 진행률과의 차이로 시공사가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발주처가 계약서상의 애매한 기준을 앞세워 공정비율을 다르게 잡거나 납기일을 미루게 되면 공사비가 회계상 손실로 처리돼 재무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2010년대 초반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출혈경쟁을 마다하고 저가수주를 진행할 당시 주로 발생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어닝쇼크'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미청구공사 금액 감소는 대부분 추정변경에 따른 착시효과이며, 최근까지도 토목, 플랜트부문의 손실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누적 공사수익 규모가 축소되면서 미청구공사가 감소하는 현상에 불과한 것이고, 회계상 인식된 수익과 자산이 부실화된 것을 의미해 긍정적 결과로 인식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또 해외 분야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공사의 미청구공사가 해결되지 않아 수익성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주요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순액 증감규모를 살펴보면 대부분 미청구공사 규모는 감소한 모습이지만 오히려 추정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현장들은 증가했다. 또 주요 대형건설사의 비건축 분야 원가율은 지난해 89.8%에서 올해 3분기에는 90.7%로 높아졌다. 비건축분야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내년부터 수주 산업에 새로운 수익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나선다면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과거 문제가 됐던 해외 사업장들이 대부분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