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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설 연휴 동남아 여행 최소 2주 전 예방접종 받으세요

설 연휴 동남아 여행 최소 2주 전 예방접종 받으세요

기자입력 : 2018.02.05 05:02:00 | 수정 : 2018.02.02 17:16:07

글·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김광민 과장

[쿠키 건강칼럼] 다가오는 이번 설에는 대체휴일을 포함 4일을 쉴 수 있다. 연휴 앞뒤에 하루나 이틀을 붙여 동남아시아 여행을 갈 계획을 세운 분들도 많을 것 같다. 그런데 동남아시아의 경우 여러 감염병들이 도사리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예방접종을 미리 받는 것이 좋다.

해외여행을 가려면 한 달 전쯤에 병원을 찾아 몸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으나 아직 늦지 않았다. 다만 몸속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해외여행을 떠나기 최소 2주 전에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동남아 풍토병에 걸리면 현지인들보다 심하게 앓을 수 있다. 동남아의 풍토병엔 우리나라에 없는 것들이 많고, 여행 중에 피로가 쌓여 면역력이 떨어지면 질병에 더욱 약해질 수 있다. 이러한 풍토병을 일찍 치료받지 못하면 심한 경우 사망하기도 해 미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A형간염, 장티푸스 등은 동남아에서 발병 가능한 대표적인 풍토병이지만 백신 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세균성 이질 같이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생활 속에서 유의해야 하는 질환도 있다.

◇세균성 이질 환자 급증…필리핀 여행 시 감염 주의

우리 병원의 실제 사례다. 30대 남자가 복통이 있어 응급실로 내원했으며, 급성 충수염 진단 하에 응급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 세균성 이질이 검출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어찌된 일일까?

해당 환자는 일주일 전 친구들과 필리핀 세부 여행을 다녀왔으며, 귀국할 쯤에 설사와 발열이 있어 공항 검역소에서 직장도말검사를 받았었다. 그 검사에서 세균성 이질이 검출되었던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지난 16일 해외 유입 ‘세균성 이질’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같은 기간 내 1명의 환자가 발생한 반면 올해는 벌써 36명이나 발생했다. 그 중 26명이 필리핀 세부여행을 다녀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균성 이질은 오염된 식수나 음식을 매개로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 매우 적은 균수로도 감염될 수 있으며, 10개의 세균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고열, 설사, 구토, 혈변, 후중기(대변을 다 본 뒤에도 묵직한 느낌이 있어 계속 보고 싶은 증상) 등이다.

세균성 이질은 예방주사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손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하고 현지에서 물과 음식을 섭취할 시 주의해야 한다. 세균성 이질은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10~40%라고 알려져 있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생활 속에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40대 미만은 항체형성이 적어 A형간염 접종 필요

사실 A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동남아 여행과 상관없이 맞아야 하는 필수 접종이다. 하지만 현재 나이가 40대 이상이라면 A형 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고, 항체가 있다면 예방접종이 필요치 않다. 따라서 40대 이상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원한다면, 접종 전 항체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유리하다. 

40대 이상의 성인이 어린이였던 시절엔 우리나라의 위생상태가 아직 좋지 못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A형간염에 노출되면서 자연면역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A형간염이 어린나이에 발생하면 무증상으로 나타나고 자연면역을 얻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보건 위생상태가 청결해졌고 이후 세대에선 자연면역을 획득할 기회가 적어졌다. A형간염은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심한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 여행 전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A형간염 예방주사의 기본 접종 횟수는 2번이다. 1회 접종을 마치고 6~12개월 후 2차 접종을 한다. 그런데 여행을 준비하면서 급하게 내원해 1회 접종만 받고 출국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니 접종을 꼭 받고 이후 2차 접종을 받으면 된다. 최근에는 브라질, 미국, 서유럽에서도 A형 간염이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동남아 여행에만 한정해 생각하지 말고,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을 준비할 때도 A형간염 접종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장티푸스, 파라티푸스…해외여행 중 발병하는 경우 많아

장티푸스도 과거에는 매년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였으나, 그 수가 점점 줄어 2000년도 이후로는 환자 수가 매년 약 200명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요즘엔 40~50대에서 많이 발생하며, 해외에서 유입되는 환자는 그중 10~30명 쯤 된다. 장티푸스 역시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팔,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 발병 위험이 높다.

특히 인도를 방문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1년~2016년 사이 장티푸스로 신고된 환자에서 해외체류 경험이 있는 225명 중 인도를 방문한 사람이 52명으로 가장 많았다. 장티푸스 예방접종은 1회 실시로도 충분하고, A형간염 예방주사를 동시에 맞아도 안전성 및 효능엔 문제가 없다.

장티푸스는 대개 오염된 음식이나 물에 서식하는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예전에는 집단발병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그러한 경우가 거의 없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이다.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역학조사에 따르면 장티푸스 환자의 82~85% 정도에선 발열이 나타나고 약 50% 정도에선 설사가 나타난다. 즉 장티푸스 환자 중 절반 정도에겐 설사 증상이 없다. 설사를 하지 않는다고 장티푸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변비가 증상인 경우도 상당하다.

장티푸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가 조기에 진단받을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 장천공, 장출혈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여행 후 60일 이내 발열, 오한, 두통, 복통 등의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방문해 장티푸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장티푸스와 비슷한 파라티푸스도 해외여행 준비 시 주의해야 한다. 파라티푸스도 장티푸스와 같이 오염된 음식이나 물 섭취 같은 외식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요인은 해외여행이다. 국내 한 자료를 보면 감염병 발병에서 외식력이 있던 경우는 장티푸스에서 26.8%, 파라티푸스에서 17.3%였던 것에 비해 해외여행력은 장티푸스가 26.8%, 파라티푸스가 66.7%였다. 파라티푸스 발병 위험이 높은 주요 여행지는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팔, 태국, 캄보디아 등이다.

예방접종을 받았어도 방심은 금물이다. 여행 중엔 오염된 물이나 상한 음식을 먹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물을 마실 땐 뚜껑을 따지 않은 생수를 마시고, 조리하지 않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외출 후나 식사 전에는 비누나 손 세정제로 손바닥뿐만 아니라 손톱 밑, 손등 등을 30초 이상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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