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한국지엠 창원공장 신규 사내하청업체

입력 2018-02-06 18: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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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싱추진으로 비정규직노조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이 해가 바뀌었는데도 연일 시끄럽다.

최근 원청업체인 창원공장과 신규 계약한 사내하청업체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입방아에 오르면서다.

창원공장은 비정규직이 맡고 있던 생산 공정을 정규직으로 대체하는 인소싱을 추진하면서 비정규직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다.

창원공장은 최근 2개 사내하청업체와 계약해지하고, 지난달 말에 신규업체 2곳과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신규업체 1곳에서 말썽이 생긴 것이다.

6일 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지난 5A업체 사무보조요원 4명이 현장에서 비정규직노조와 마찰을 빚었다.

비정규직지회는 이들은 대뜸 처음 보는 조합원들에게 욕을 하며 시비를 거는 것도 모자라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일삼았다면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등 채증했다고 주장했다.

수상한 한국지엠 창원공장 신규 사내하청업체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이 신규업체 사장의 행태였다.

이 문제로 양측이 옥신각신하면서 승강이가 벌어졌는데, 이 과정에서 사장이 옷 속에 숨겨둔 필기구 형태의 몰래카메라가 들통 났다.

통상의 생산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흔한 장면은 아니라고 비정규직지회는 꼬집었다.

비정규직지회는 작동을 잘못해 마찰 당시 장면은 영상에 담겨 있지 않았다면서 일부러 마찰을 일으켜 증거로 쓰려고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앞서 노조파괴로 유명했던 갑을오토텍사건에서처럼 회사가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용역들을 고용, 현장에 투입해 노조와의 충돌을 일으킨 뒤 동영상을 찍은 사례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민주노총 경남본부, '한국지엠 창원 비정규직 우선해고 중단 함께살자 경남대책위'는 이날 경남도청에서 창원공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파괴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석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수석부본부장은 갑을오토텍에 용역깡패들이 투입돼 현장을 유린했고, 책임자가 법적 구속되기도 했다생산 현장에 용역을 투입한 것은 노동탄압이다. 고용노동부가 철저히 조사해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관계자는 신규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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