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콘서트-치매] “치매는 친화 대상”…사회인식부터 바꾸자

‘치매’, 두려워만 했을 뿐 정작 극복 정책에는 소홀

기사승인 2018-02-13 0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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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치매 환자는 인지능력 저하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삶의 질이 저하된다.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는 경우 치매환자에 대한 돌봄으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 252개 치매안심센터 설치, 맞춤형 상담과 1대1 사례관리 제공, 치매환자의 장기요양보험 대상 포함 등을 담은 ‘치매국가책임’ 추진을 발표했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쿠키건강TV는 지난달 24일 ‘치매 국가책임제 시대, 치매 정책의 나아갈 길’ 주제의 H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을 맞아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올바른 치매 관리 방향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대한치매학회 이재홍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신경과)이 ‘대한민국 치매 치료와 정책의 현실’ 주제를 발표하고, 권미혁 의원과 이동욱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최호진 대한치매학회 홍보이사가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다.

◇‘치매와 전쟁’이라는 부정적 인식 개선해야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치매 정책의 시작은 ‘치매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이는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고 너무나 잘못된 시각입니다. 당시 치매 환자의 이상행동, 보호자의 부담, 간병살인 등 치매와 관련한 부정적 인식이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확산됐죠. 정척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인식개선 노력과 함께 치매 환자의 격리보다 사회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치매친화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콘서트 이재홍 이사장은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치매 환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도 알수도 없는 이유로 사회적인 격리를 당한다. 치매 환자를 가둬놓고 관리하는 것”이라며 “많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괴로워하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못해 이러한 상황에 놓여진다.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 대한치매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치매 환자들의 외출 빈도는 턱없이 낮다. 조사 결과 ‘매일 외출한다’고 답한 치매 환자는 전체의 21%에 불과했다. ‘거의 안 한다’는 환자도 14%에 달했다. 이 이사장은 “대부분 외출할 능력이 있음에도 여건상 외출하지 못하는 환자들이다 .치매환자 가족들이 쉽게 이용하고 접근하는 문화프로그램을 조성해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치매국가책임제와 관련해서는 전면적이고 신속한 정책 집행으로 시행착오 발생 우려가 있는 만큼, 정책 수행에 필요한 ‘목표 설정’과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마련’을 통한 체계적인 진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정책 집행 시 나타나는 문제점을 고찰하고 보완하는 피드백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콘서트-치매] “치매는 친화 대상”…사회인식부터 바꾸자◇치매 친화 사회 마련위해 노력해야

특히 이 이사장은 치매발생률을 줄이는 치매예방정책에 대해서도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치매로 인안 사회적 비용 급증을 고려할 때 복지정책 중심의 치매 관리 정책은 장기적으로 재원 마에 부담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치매 관련 연구지원과 생활지침 제공, 홍보를 통한 포괄적 치매 예방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과 치매환자의 격리보다는 사회에서 함께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조기진단과 예방, 연구를 통한 치매관리의 보건학적 목표를 달성하는 치매 친화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진행=원미역 쿠키건강TV 아나운서, 연출=홍현기 쿠키건강TV PD>

송병기·전미옥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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