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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리뷰] 다 갖춘 ‘골든슬럼버’, 그럼에도 맥 빠지는 이유

[쿡리뷰] 다 갖춘 ‘골든슬럼버’, 그럼에도 맥 빠지는 이유

인세현 기자입력 : 2018.02.14 00:05:00 | 수정 : 2018.02.13 21:49:03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는 모든 것을 갖춘 영화다. 강동원이 주연으로 전면에 나섰고 출연진도 탄탄하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뒀으며 비틀스의 명곡 ‘골든슬럼버’와 故 신해철의 음악이 등장해 반가움을 끌어내기도 한다. 더불어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정치 음모론과 스릴러, 추격 액션이 어우러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20대 초반 풋풋했던 청춘의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향수까지 담겼다.

영화는 세상을 착하게 사는 택배기사 김건우(강동원)의 건실한 일상으로 시작된다. 최근 모범시민으로 선정돼 유명세를 얻은 김건우는 오랜만에 옛 친구 무열(윤계상)과 만나는데, 그들의 앞에서 유력 대선후보가 폭탄 테러에 암살당한다. 당황한 건우에게 무열은 이 모든 것이 건우를 암살범으로 몰아가기 위한 계획이란 말을 남긴다. 겨우 사건 현장에서 빠져나온 건우는 자신을 좇는 세력으로부터 도망치며 누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영화 초반 광화문 대로의 폭발 장면은 흥미를 자극한다. 눈에 익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관객을 영화의 서사 속으로 끌어당긴다. 김건우의 시선으로 폭발을 목도한 관객은 서울 이곳저곳을 달리며 고군분투할 주인공과 동화될 준비를 하지만, 사건 이후 영화는 아쉬운 전개를 거듭한다. ‘골든슬럼버’는 많은 것을 갖췄으나, 제대로 섞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 영화다. 너무나 다양한 요소가 균형감을 잃고 펼쳐지기에 바쁘다. 김건우를 따라 뛰기 위한 호흡을 준비하면 곧 과거를 아련하게 회상하고 과거 정취에 젖으려고 치면 다시 또 달리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각각의 서사가 너무 단순한 것도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거대 세력에 맞서는 개인이나 한때의 추억으로 유효한 우정 등의 주제는 매력적이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설명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개인이 거대 권력에 맞서는 방법 또한 매우 얄팍하기에 표현된다. 영화의 바탕이 스릴러와 추격인 만큼 ‘왜 쫓고 쫓기는가’에 대한 답변이 개연성을 지녀야 하는데, 영화가 내놓은 답변이 관객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맥 빠진 전개는 주제마저 흐린다.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으로 짐작되는 평범한 개인 누구라도 거대한 국가 세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영화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닌 단순한 설명에 그친다.

김건우 역으로 영화 전반을 이끄는 강동원의 연기는 안정적이다. 쉽지 않은 김건우의 고군분투 속에 강동원이라는 배우의 장점이 묻어나기도 한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의성도 마찬가지다. 최근 다양한 영화·드라마에서 활약한 얼굴들이 여럿 포진됐지만, 관성적인 캐릭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을 느끼긴 힘들다. 14일 개봉. 15세 관람가.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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