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실적 낮다”며 수리기사 업무 영상 녹화 논란

삼성전자서비스 창원센터에 이어 마산센터도 부당노동행위 의혹

입력 2018-02-22 1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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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실적 낮다”며 수리기사 업무 영상 녹화 논란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서비스 마산센터가 금속노조 소속 휴대전화 수리기사의 업무 과정을 영상으로 녹화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동일인물이 대표로 있는 창원센터에서도 노조원들에게 수년 동안 특정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금속노조는 사측이 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2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경남지회에 따르면 마산센터에서 휴대전화 수리를 맡고 있는 노조원 A씨의 업무 영상이 전날 오전 940분부터 오후 4시까지 녹화됐다.

녹화 영상은 A씨 업무용 책상 위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촬영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간 A씨 실적이 저조하다는 게 이유였다.

박성용 경남지회장은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업무 중인 직원의 영상을 녹화한다는 게 과연 상식적인 것인지 묻고 싶다이런 이유로 회사가 직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영상으로 녹화할 만한 근거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별 실적은 수리 후 고객만족도 조사삼성 제품 재구매율 등을 토대로 결과에 반영된다.

그러나 박 지회장은 문제는 개인별 실적이 어떤 기준으로 책정되고 매겨지는지 알 수가 없을뿐더러 유독 노조원들의 실적이 낮은 것도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 외에 실적이 낮은 노조원들도 있지만 그들에게는 영상 녹화를 하지 않았다면서 “A씨가 최근 노조에 가입해서 압박하기 위해 그런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센터에 근무하는 노조원 B씨는 다음달 초 자녀 입학식에 참석하려고 회사에 연차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조는 회사가 아무런 이유 없이 연차 신청을 반려했다고 보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진정을 접수했다.

이에 사측은 26일 연차 사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창원지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회장은 회사 사정상 연차 신청을 반려했다고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다지금까지 사측의 행태로 비춰 노조 괴롭히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의 노동 환경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부당노동행위라며 법적 제재는 물론 비이성적비상식적인 사측의 갑질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실적이 낮은 A씨와의 면담 과정에서 평소 업무 중에 고객에게 너무 인상을 쓰는 것 같으니 업무용 휴대전화로 본인의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나아지지 않겠냐고 코칭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영상 촬영도 제가 한 것도 아니고 A씨가 동의해서 스스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형태는 권유형이었지만 불가항력적으로 이를 거부하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업무 중 영상에 찍히는 제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수치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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